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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377

낙화洛花와 낙과落果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낙화(落花) -이형기 시인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激情)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訣別)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訣別)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출근길에..온통 검게 잘 익은 버찌가 널렸다...꽃잎도 열매도.. 모두 길바닥에 떨어지기 마련이지만..분홍빛 꽃잎과 달리.. 검은 버찌들은 좀 더 처참하게 느껴진다.. 낙화는 아쉽지만..낙과는 아깝다..그 이로움利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니면... 2024. 6. 8.
승자와 패자의 역사 자연自然 하면..요즘 같은 문명화된 세상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나, 명상과 아름다움의 관광을 우선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처럼 어려운 시절을 겪은 세대라면..자연自然 하면..일단..  '약육강식(弱肉强食)', 적자생존(適者生存, Survival of the fittest), 토머스 홉스가 자연상태의 인간 존재를 기술한..'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The war of all against all)'을 떠올릴 지도..'곰 박물관'에서 본 것은..그러한.. 인간과 자연의.. 투쟁의 역사였다.2미터를 넘는.. 거구에..근육덩어리인 몸과 팔다리.. 날카로운 이빨과 손발톱.... 저.. 근육덩치에서 뿜어져 나올..... 무시무시한  돌진력, 파괴력.. 살상력.... 왠지... 호.. 2024. 6. 8.
초록의 불꽃.. 반 고흐를 생각하다. 출근길에 있는 나무다..가이즈까향나무, 학명 Juniperus chinensis var. Kaizuka Sieb... 마치.. 초록의 불꽃이 넘실 거리는 듯하다. 보고 있노라면..반고흐의 작품들이 떠오른다..       고흐 특유의 일렁거림이.. 나무와 잘 맞는 듯하다.하늘하늘거리는 (대지에서 피어난) 초록의 불꽃같다...정확히는 (내 말이) 틀렸다.반 고흐에게..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를 연상시키고.. 많은 영감을 선사한..그래서... 그가 사랑한 사이프러스 나무 cypress trees는 가이즈까향나무와 결코 같을 수 없다.  **오벨리스크, obelisk : 고대 이집트의 태양 숭배의 상징으로 세워진 기념비. 네모진 거대한 돌기둥으로, 위쪽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며 꼭대기는 피라미드 모양으로 되어 있.. 2024. 6. 7.
당신이 떠나지 말아야 할 것.. 마트에서..일을 보러 간, 오죠사마를 기다리고 있는데..심심한 내 눈에.. 첨 보는 표지판이 보인다.."~를 놔두고 떠나지 마세요." 란 문군데....한국말로.. "~을 떠나지 마세요."라고.. 적어놔서.. 뭔가.. 생각이 많아진다. 비슷한 뉘앙스로..'keep an eye on somebody/ something'을 떠올려 본다..지켜보다, 돌보다, 보살피다'의 의미로 축소시킬 수도 있지만.. 네모 안에.. 꿈/ 희망/ 목표/ 사랑. 등을 넣을 수도 있고..그럼..Don't give up /abandon..   /throw away.. 등의 의미일 수도.... 마지막 순간까지..떠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의리, 정의, 사랑, 사람.. 2024. 6. 7.
불곰의 눈물 불곰 목장이란 이름의..불곰 동물원에 갔다가.. 불곰보다 많은 까마귀를 보았다.그리고.. 그 까마귀들이 의도치 않게 만든.. 작품을 보았다.자유로운 까마귀들은 철창 안에 갇힌 채로..암컷과 수컷이 떨어진 채로..자연과 떨어진 채로..야성에서 멀어지고 있는.. (자유를 잃은)  불곰들의 눈물을.. 자신의 똥으로 잘 표현해 냈다...   우리는 '인간 우리'에 들어가서.. 우리 속의 곰들에게 둘러싸였지만..자유를 잃은 그들의 비참함을.. 좀 더 가까이서 목도目睹하게 되었다...문득.. 현충일(顯忠日)을 앞두고..(자유를 잃은) 붉지 않은 불곰(brown bear)을 보면서아마도.. 평양에 가면..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북녘 땅의 자유를 잃은 동포들을 생각하니...남쪽에 태어났음.. 2024. 6. 7.
너무 치열한 야생野生, 여유가 있는 인생人生.. 철학의 필요성 점심 때, 뒷산에 올랐다.시간이 빠듯해서 십여 분만 걷기로 하고..(보통은 타이머를 맞추고 걷다가 알람이 울리면 돌아선다. 할 수 있는 만큼만의 신조로... ).. 오랜만에 오른 산은..이미 초목이 우거져서.. 안 그래도 조금 흐린 날씨로... 빛이 들어오지 않아서 더욱 어둡고 음산해 보인다.**음산-하다, 陰散- 형용사 1. 흐리고 으스스하다. "음산한 초겨울 날씨"2. 을씨년스럽고 썰렁하다. "음산한 분위기" [출처: 옥스퍼드사전] 길 가운데 있던.. 또는..사람들이 다니며 길을 넓히는 바람에.. 길 가운데로 나앉게 된 나무는.. 어느새 죽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너무 빽빽하게..처절할 정도로.. 치열하게 자라나는 저 잡초들은..오늘따라 유달리 숨이 막힐 듯하다..  게다가.. 몇 개의 뱀딸기 .. 2024.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