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벌써, 가을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인생과 삶을 생각하다.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7. 31.
728x90

퇴근길에 화훼농가를 보니..

3-400개의 화분을 준비하고 있는데..

화분의 모양을 보니 국화인 듯하다.

20240729

가을로 출격을 기다리는.. 부대원들 같다.

 

왠지 스타워즈의 클론 군대가 생각난다.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팔리지 않고, 방치되었던 화분들은 어느 순간 사라졌고,

그 자리를 다시 새로운 화분들로 채우고 있다.

 

20240729

 

이 농장의 농부들은 '철'이 들었다. 

분명히.. '철'을 알고 있다. 제대로 하고 있다.


 

'철이 없다'느니, '철이 들었다'느니 하는 말의 의미는..

우리의 농경문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달력이나 시계가 없던 과거에는, 땅갈기, 파종, 이묘, 추수 등의 중요한 시기를 오랜 농사 경험과 연륜이 있는 노인들에게 의존했다.

그리하여 그러한 때, 시기를 아는 것은.. 나이만이 아니라 지혜와 경험의 연륜이 어느 정도 들었음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렇게 '철'이란 말에 '성숙'의 의미가 깃들었다.

 

 연륜 年輪 : 나이테의 다른 말, 여러 해 동안 쌓은 경험에 의하여 이루어진 숙련의 정도 

..

 

농사를 짓는 이들에겐 이처럼 타이밍, 시기, 때라는 것이 극도로 중요한 법이다.

아무 때나 씨를 뿌린다고 싹이 나는 것이 아니다. 

다음의 농사달력을 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구별은.. 힌두교의 인생 4단계,  '아쉬라마(Ashrama)'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르타(Artha)라고 부르는 현실적인 가치들을 확보한 뒤에야.. 온전한 다음의 아쉬라마(Ashrama)의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고 보는 가르침이다. 그런 모든 단계의 끝에서 진정하고 온전한 다르마(Dharma)를 획득하여,  최종 단계인 해탈(탈출, 완전한 자유)로 넘어갈 수 있다고 가르친다. 아쉬라마(Ashrama)는 인생을 길게 100년으로 보았을 때 25년씩 4개의 단계로 나눈다. 그 4주기는 ①학생시기=범행기(梵行期, brahmacarya), ②사회생활(결혼) 기간=가주기(家住期, grhasthya), ③출가시기=임서기(林棲期, vānaprastha), ④탈속시기=유행기(遊行期, Sannyasa)다.   

 

1단계 - 브라마차리야(Brahmacharya), 0~25세 : 금욕적인 생활태도를 바탕으로, 스승(Guru)의 가르침을 받아 사회의 규범을 배우고,  삶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기간 

2단계 - 그리하스타(Grihastha), 25~50세 : 결혼을 하고 출산하여 가정을 이루고 양육과 부양을 하며, 생업에 종사하는 시기. 사회생활(공동체에 헌신)을 하며, 다르마가 인정하는 한도 내에서 카마와 아르타라는 세속적인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추구(경험) 해야 한다.
3단계 - 바나프라스타(Vanaprastha), 50~75세 : 은퇴, 사회적 가치에서 벗어나 은둔하며, 단지 조언자의 역할을 맡는다. 경전의 공부와 의례를 준수하며 명상수행에 집중한다.
4단계 - 사냐사(Sannyasa) 75~100세 : 세속의 욕망을 완전 차단하고, 의식주도 탁발이나 자연에 의존하여 생존하며 수행에 매진한다. 영적인 성취를 통해 목샤(해탈)라는 궁극적인 가치(푸르사르타 Purusartha)에 도달하려 정진한다.

 


간략하게는..

'나무 베는데 5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 3분을 쓰겠다.'

는 링컨의 말로 알려진(실제론 링컨이 아니라 이전부터 교회의 목사들의 설교에 쓰이던 비유라 한다).. 이야기와 같다.

인생을 온전하고 잘(.행복하게) 살려면.. 당연히 이와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하여..역시나 당연히.. 시기의 구별이 필요하게 된다.

 

 


지금 나는 어느 시기에 속해 있는가?

나는 철을 알고, 철이 들었는가?

나는 내가 이 시기에 해야 할 사명, 의무, 임무, 가치, 푸루사르타.. 등등 뭐라고 부르든지.. 

그것들을 하고 있는가? 충분히 해내고 있는가?

그 다음의 시기를 알고 있는가?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가?

 

..

 

창밖엔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지만..

왠지 가슴이 서늘하다.  

가을을 준비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