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다.
그리고.. 유혹의 장면에서..
허탈하게..
.. 그냥 웃고 말았다.
허허..
"이건..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구만.."
..
예수님이 광야에서 기도하던 중에 사탄의 유혹을 이겨내신 것처럼..
부처님이 보리수 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악마, 마라 파리야스의 딸 3명이 와서.. 온갖 유혹을 해대었는데도..
부정관不淨觀으로 당당하고 단호하게 물리치셨다고 했는데..
숫타니파타의 정진의 경(padhana sutta) 및 석가모니의 전기라고 할 수 있는 《불설보요경》, 《방광대장엄경》에는 보리수 밑에서 석가가 수행할 때 실제 마왕이자 제육천마왕이자 마신인, 마라 파피야스가 깨달음을 방해하려 하는 일화가 나온다. (산스크리트어로 '마라'는 '죽이는 자(殺者), 악한 자(惡者)'라는 뜻이며, '파피야스'는 '이 이상 없을 사악'이라는 뜻이다. )
..
(솔직히..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그 장면에서.. 똥오줌, 피와 뼈를 꿰뚫어 볼 수있는가...)
그냥.. 한숨만 나올 따름이었다.
한참이 지나서.. 세수를 하다가 문득,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서..
그 모든 것들이.. 그런 상황들이 기우杞憂 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杞人之憂 (杞나라이름 기 人사람 인 之어조사 지 憂근심 우)의 고사성어 기우(杞憂) 또는 기인지우(杞人之憂)는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일을 지나치게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행태를 가리키는 고사성어이다. 기인지우를 말 그대로 풀이하면 '기나라 사람의 근심'이라는 뜻으로,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에 실린 고사에서 유래했다. 고대 중국의 기나라에 살던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몹시 두려워하자, 결국 다른 사람이 하늘은 기운으로 가득 차 있어 해와 달, 별이 떨어지지 않고, 땅 역시 기운이 뭉쳐져 있어 꺼지지 않는다는 걸 설명해 주었고 비로소 안심했다는 이야기이다. 간혹 이 고사에서 사람의 이름을 우(憂)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으나 사실이 아니며, 우는 '근심 우(憂)'이다. 고사에 나온 사람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는다. 기나라는 춘추시대에 존재한 소국 중 하나로, 비록 후세에는 이 고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당대에는 중국의 전설적인 왕조인 하나라의 자손들이 봉해졌다고 전해지는 역사 있는 곳이었다. 이 고사는 당대인들의 기나라에 대한 시선을 드러낸 것이기도 한데, 나라의 크기가 작고 망국의 후예이므로 약하고 불안정한 모습으로 그려 얕잡아 보았던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상나라(은나라)의 후예라 알려진 송나라에 대해서도 인식이 좋진 않았는지, 송나라를 배경으로 송양지인, 수주대토 같은 비하적 고사들이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
영화의 한 장면, 그게 가능한 소설적인 상상력, 허구라고 해도..
가능한 것과 현실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그건.. 마치.. 기우의 고사에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아름다운 누군가.. 모든 위험과 불편을 감내하고, 그냥 아무나를 유혹하려 드는 것은.. 가능한가?
역지사지해 보니.. 답은 분명했다.
거꾸로.. 지금의 내가 (모든 위험과 불편을 감내하며) 모르는 아무나를 유혹하려 작정을 하는 것, 그리고 실제로 그걸 실행에 옮기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닌 가상의 '상황'일 뿐이다.
..
요컨대,
아주 현실적이 되면 된다.
오직 하나의 거적때기만 걸치고 다니며, 머리를 밀고, 구걸(탁발)하면서.. 자신을 낮추고 낮추면.. 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기대받을 수 있을 것인가?
예수의 가르침처럼, 자신을 아주 낮은 곳에 두면 된다.
또는 공자의 가르침처럼 남들을 더 높은 곳에 두면 된다.
경험해 보면.. 젊을 때의 무지, 열혈, 지나친 충동이 아니라면..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다.
..
결국 신기루 같은.. 망상,.. 기우일 뿐인 것들..
정말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고성능 컴퓨터는 CPU와 별개로 GPU를 갖고 있는 것처럼, 그릇器은 단지 그 기능을 갖고 있는 별개의 기능체(처리장치)일 뿐이다. 그리하여, 단지 빌려준 것일 뿐이며, 그 그릇의 기능일 뿐이지 않은가?
[출처: https://selfst.tistory.com/744 [도움이 되고픈 자기의 일기:티스토리]
자극과 반응 사이의 간격에.. 그러한 앎이.. 나를 자유롭게 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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