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매일 다녀도.. 매일 다니는 길로만 다녔더니,
그동안 몰랐었다.
이번에, 우연하게 그냥 이끌리는 데로 걸었더니.. 커다란 정자나무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리고.. 참혹한 광경을 보았다.
아마도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불어온 강풍에..
길게 늘어져 그늘을 만들던 굵은 가지가 부러졌나 보다.
엄청나게 커다란 나무줄기와 부러진 부분을 보아, 추측건대..
그늘을 만들기 위해서 인위적인 전지작업으로, 거의 수평으로 뻗어 나갔을 가지도.. 몹시도 굵었으리라..
그리고,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졌나 보다.
뭔가.. 생각이 떠오르지만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동네를 싸돌아 다니다가..
문득.. 도로 길가에서 아주 오래된 가로수... 은행나무와 마주쳤다.
앞서 본 정자나무와 비슷한 체격의 은행나무는..
그 가지가, 하늘로 쭉쭉 뻗어서, 아주 안정적인 자세로 하늘을 받쳐 들고 있다.
아주 안정되고, 편안해 보인다.
..
그제서야.. 나는 이해했다.
왜 정자나무로 자란 느티나무는.. 부러져야만 했는지를..
그는.. 사람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기 위해서, 억지로 가지를 옆으로만 뻗어야만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중력과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벌을 서듯.. 팔을 좌우로 펼치고 있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
도로의 은행나무는 가로수일 뿐이라서.. 도리어 도로를 지나는 큰 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늘로 뻗어 갔으니..
자기 팔의 무게로 고통받을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매연을 피할 수 있어서 더 좋지 않았을까?
..
우리들도 마찬가지였다.
억지로 강요받은.. 역할, 강요된.. 억지 모습..
또는 자기 스스로 '~해야만 한다'는 식의 강박이나, 완벽주의적 사고의 노예가 된다면..
그건.. 마치 저 정자나무처럼..
언젠가 닥칠 지나친 어려움에 (몸과 정신의 그릇이) 부러져버릴지 모른다.
자기가 견딜 수 있도록,
적당하게, 자연스럽게.. 안정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가야만 한다.
그건 일과 관계, 등등,.. 인생과 삶의 모든 부분에서 필요했다.
솔직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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