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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인생 팁)(예절)

떨이와 잉여의 필요성에 대해서 알다. 부끄러워 말고 감사하자.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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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의 화훼상가에서.. 다양한 종묘를 팔고 있다.
 

20240425

 
한참이 지났지만..

팔리지 않고.. 그냥 방치된 듯한 꽃나무들이 어느새 눈에 들어온다.

 

2024-608

 
'쓸모없음의 쓸모(무용지용(無用之用))'에 대한 장자의 가르침을 적용하기엔..
저렇게 버려져,
그리하여 땅과도 멀어진 채..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할 저들의 운명은.. 경우가 맞지 않은 듯 하다.
 
저런.. 떨이, 잉여들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뾰족한 답이 없었다..
..

20240705

잉여인간..

사회에서 어떤 역할도 맡지 못하고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의미. 혹은 주변의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인간이라는 의미도 있다. 21세기 들어서 생긴 신조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생각보다 오래 사용된 단어이다. 비슷한 의미의 단어인 룸펜이나 룸펜프롤레타리아트(lumpenproletariat)만 해도 이미 19세기부터 마르크스, 엥겔스, 헤겔, 니체 등에 의해 심심찮게 쓰이던 단어이다.

애초에 '잉여'라는 단어의 뜻 자체부터 남아 돈다와 필요 없다의 뜻이 있다. 잉여인간이라 함은 한마디로 필요 없는 사람을 뜻한다.

문학계에서 잉여인간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사용된 건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이다. 하지만 오네긴은 사회적으로 아무런 긍정적 역할도 하지 않고 있지만 능력이 아니라 동기의 부재가 원인이라는 것이 차이점. 오네긴은 명망 높은 귀족으로서 당대의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그 자신은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한량으로 살아간다. 러시아 문학사에서 사회의 하층민인 작은 인간과 더불어 양대 인간상으로 꼽히며,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에서 주인공 페초린 등으로 그 계보가 이어진다. 안톤 체호프의 희곡 <이바노프>의 주인공 이바노프도 이 계보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손창섭의 소설 <잉여인간>이 나온 연도가 이미 1958년이다. 단 그 때는 지금처럼 널리 쓰이지는 않았고, 문학도나 식자층이 쓰던 말에 가까웠다. 1980년대 나온 김철호 화백의 만화에도 주인공(고유성 화백을 모델로 한 고박사)이 아내에게 "나 같은 잉여인간과 결혼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탈산업화시대, 자동화시대와 동시에 극심한 취업난과 함께 일자리-인력 간의 미스매치, 정보의 보편화로 인권, 권리 등에 대한 인식 확산, 개인주의, 필요 이상으로 배출된 고학력자, 이런저런 학위 장사 등의 현상이 동시에 등장, 수반되면서 이러한 잉여인간의 수는 급증하고 있다. 각 국가마다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1970년대 무렵까지는 사회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독특한 성격의 남자들이 주로 잉여인간이 되었다면, 그 이후로는 여성 잉여인간들도 나타나고 있고, 잉여인간의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독특한 성격이 아니더라도 잉여인간이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언제부터인가(보통 2006~08년에 들어서) 인터넷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줄여서 잉여라고도 불린다. 대체적으로 니트나 채널러(의 2), 룸펜 의 대체어로 쓰이고 있다. 

같은 의미로 네똥기가 있다.

2010~20년대 들어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본 의미로는 잘 쓰이지 않는데 파급력이 있고 더욱 날이 선 엠생 및 엠창인생이란 단어가 대체하다시피 했다. 그래도 자극적인 표현을 자중하는 커뮤니티나 M세대는 잉여인간이라는 표현을 좀 더 많이 쓰는 편.
 
2000년 이후 일본에서 나타나 흔히 쓰는 ダメ人間(다메닌겐, 안 될 놈)이라던가, 영어의 루저 Loser를 번역한다면 가장 가까운 의미의 표현이기도 하다.  [출처: 잉여인간-나무위키]

 
잉여인간은.. 자조적이거나, 또는.. 자기 파괴적, 자학적인 말이기도 하다.
자신감과 용기를 잃고, 방안에만 틀어박히는 사람들..
오늘날의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히코모리, 방구석 폐인 들은 .. 아주 극단적인 예이지만.
오늘날 처럼.. 성취 지향적인 사회에선..
(성공하지 못한) 평범함도 잉여(가치 없음)로 취급되기 일쑤라서..
보통 사람들은.. 성공하고 잘 나가는 듯.. 자랑질하는 인스타를 보면서.. 자기 비하에 빠지기 일쑤다.
(또는 거짓으로라도.. 잘나가고 성공하는 듯.. 형편에도 맞지 않는 플랙스 FLEX를 하면서 자랑질을 하려고 든다)
 
마치.. 사진 속의 이름 모를 파란 꽃나무가..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다른 화초와 종묘들은 사람들에게 팔려나가서..

성공적으로 꽃을, 열매를 피워내는데..

나는.. 여전히 종묘사 부지 구석에 밀려나가서.. 그냥.. 버려져 있는 데.."라며..


 
하지만.. 이번에 읽은 책..

 

<나는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 : 나의 가치를 높이는 절대적 질문- 정철윤>에서 해답을 찾은 듯하다.

'나머지가 갖는 힘'에서..
홋카이도대학교의 하세가와 에이스케 교수가 쓴 책 <일하지 않는 개미>에 따르면 일개미의 70퍼센트는 평상시 거의 아무 일도 하지않고 빈둥대며, 10퍼센트는 평생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파레토의 법칙, 2:8의 법칙) 여기서 우리는 일하지 않는 개미들의 존재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고, 개미 집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개미들은 동시에 일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집단의 20퍼센트에 해당하는 개미들이 먼저 일을 시작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개미들의 피로가 누적돼 더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그때서야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개미들이 일을 시작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부터 일을 시작하는 개미들만 모아서 개미집을 구성할 경우 모든 개미들이 동시에 일을 하게 되므로 전체의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져서 개미집이 빨리 붕괴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하는 개미들과 일하지 않는 개미들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죠."

하세가와 교수는 이것이 바로 일하지 않는 개미, 즉 잉여 개미들의 존재 이유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잉여 개미를 다양성의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합니다.  

 


'잉여가 된다(있다)'는 것은.. 그 사회가 바람직하고 건강하단 증거다.

지금 현역으로 성공하며 잘 나가는 이들은.. 자신이 사회의 핵심을 도맡아서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지쳐 나가떨어지거나, 불의의 사고로 retire 하게 된다면..
..
잉여인 우리는 언제나 그들의 노고를.. 이어받아서.. 그 자리를 대신해서.. 또 열심히 노력해야만 하는 처지다. 그런 기회가 오면 우리는 이전의 그들처럼 성공하고 잘 나가는 이들이 된다. 
우리는.. 예비병력이며.. 언제나 준비된 인재다.
..
우리가 (크게, 대단하게)등용되지 않고.. 평범하고, 평온한 삶을 사는 것은..
저리 열심히 자신을 불살라가며,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는 이들의 덕분이다.

감사할 일이다.

우리가.. 잉여로서 사는 이유는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서(대게는 이걸 '기회'라고 말한다), 힘을 비축하기 위함이다.
비록 그 힘을 쓸 일이 없을지라도..

그만큼 평온한 삶에 감사하면 그만이 아닌가?

..
 

잉여가 됨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냥.. 묵묵히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과 삶을 충실히 살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