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잠깐 비가 그친 날에..
걷다가.. 얼핏 뭔가가 있어 보니..
전선에 홀로 제비가 앉아 있다.
눈이 좋지 않아서..
확대해 보니.. 제비가 맞았다.
항상 날아다니는 녀석만 보다가,
앉아 있는 녀석을 보니..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에서 열연한.. 사랑스러운 제비가 생각났다.
어릴 때 읽을 때는, 솔직히 좀 반감도 들었다. 불쌍한 마음이 더 컸다.
..
크면서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알고,
자비, 선행, 봉사, 나눔과 베풂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면서..
어릴 적의 반감은 줄어들었다.
여전히, 갑자기 금조각이 생긴 이들의 행복이 얼마나 갈까?.. 운 좋은 몇 명만 로또를 맞은 거나 다름없지 않나..
와같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 아직 (내겐) 완벽주의의 망령이 남아 있는 듯..
Just Do It! 해야 하는데..
애초에 불가능한 완벽을 몽상하며 뒹굴거리기보단, 할 수 있는 최선의 (지금 이 순간의) 행동만이 의미가 있는데..
여전히 결과물만, 남의 등만, 그림자만 보면서..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는 건가..
남의 실패에 안도하고, 남의 성공을 질투만 하는 이들처럼..
나무위키를 검색해 보니, 국내 개체수가 줄었지만, 서울 도심에만 그렇고 시골은 여전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여기도 시골)
그리고, 자신들의 천적이 사람들을 피하기 때문에, 도리어 제비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모이고,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고 한다.
다리가 상당히 퇴화되어 있기도 하고, 지상을 무서워해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 모든 새들이 좋아하는 목욕도 내려앉아서 하지 않는다. 수면을 스치면서 지나가다가 날개를 파닥거려서 공중에서 목욕을 하는데 이런 행동을 제비가 물을 찬다라고 표현한다. 날쌘 사람을 가리켜 관용적으로 물 찬 제비라고 부르는데 이것인 제비의 이런 습성에서 비롯되었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제비의 먹이인 날곤충들이 습기가 많아지면 날개가 무거워져 낮게 날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흙이나 건초 등 둥지 재료를 얻기 위해 땅에 맴돌며 내려앉는 것 외에는 거의 땅에 내리지 않지만... 동료가 죽으면 땅으로 내려와 한참을 머물며 동료 곁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곤 한다. 대만에서 제비 한 마리가 트럭에 치여서 죽자 나머지 제비가 와서 계속 주변을 맴도는 장면이 사진에 잡혀 널리 퍼지기도 했다.
제법 메이저한 조류인 데 비해 인간에게 식용되지 않는다. 온갖 동식물을 식재료로 쓴다는 중국에서도 제비를 먹는다는 얘기는 없다. [출처: 제비-나무위키]
알면 알수록, 제비에게 호감이 간다.
인간을 사랑하고, 동료들 사랑하고..
옛부터 제비가 인간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간들도 그들을 좋아하나 보다.
그 중국에서 식재료로 삼지 않았다고 하니.. (놀랍다)
사랑은.. 보답받는다.
인간에게 버림받아도..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다고 해도..
행복한 왕자와 제비는 행복했으리라..
ps.
같이 읽으면 좋을 이야기..
서양 최초의 역사책인 헤로도투스의《역사》첫 부분의 크로이소스와 솔론의 대화..
크로이소스는 리디아의 마지막 왕으로 주변 그리스 국가를 병합하여 재물을 모아들인 엄청난 부호였다.
솔론이라는 아테네의 존경받는 철학자가 크로이소스를 방문하자, 권력과 재산, 그리고 제왕으로서 위엄과 교양을 갖추었던 크로이소스는 솔론을 궁궐에서 극진하게 환대했다. 그의 보물들을 자랑하고 나서 솔론에게 크로이소스 왕은 물었다. “지혜로운 자여, 그대는 이제까지 본 사람 중에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오?”
솔론왈,
“왕이시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아테네 사람 텔로스입니다.”
첫째, 그가 아테네라는 좋은 나라의 시민이었다. 둘째, 그의 자식들이 모두 훌륭하였다. 세째로 텔로스는 아테네가 침공을 당했을 때 나라를 구하고 전사했 기에, 그의 죽음이 영광스러웠다.
자기 이름이 나오길 기대하며, 크로이소스왕은 다시 묻는다. ‘그 다음에는 누가 행복한가?’
물론, 크로이소스왕의 이름은 불리지 않고, 형제애와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깊었으며 아주 용감했다는, 아테네 시민 ‘클레오비스’와 ‘비토’ 형제가 답변이자.. 크로이소스는 화가 났다. “뭐라고! 그대는 내가 누리는 행복이 서민들의 행복보다 못하다고 여기는가?”
솔론왈,
“왕께서는 값비싼 보물과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끝까지 권세와 부를 누릴 수 있는 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여전히 변화할 여지가 있는 동안에 행복을 평가하는 것은 헛된 일입니다. 변화할 여지가 있는 누구를 행복하다고 하는 것은 여전히 상을 두고 경쟁하는 동안에 선수에게 승리를 선언하고 상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 판결은 불안정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지점에 도달해야 진정한 행복을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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