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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아주 커다란, 4층 건물 높이의 은행나무가 있다.
중간의 큰 가지가 죽어가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꺽여 있다.
더 자세히 살펴보니,
누런 가지에 익지않은 초록색 은행열매가 가득하다.
아마도.. 가지에 열린 은행열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바람이 세게 부는 날 가지가 꺾인 듯 하다.
욕심이란, 인간만 부리는 것이 아니구나.
역시,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루소는 바보였어..
..
어제 뒷산에 오르면서도 ..
같은 모습을 보았다.
왠 가지가 짙은 색으로.. 심하게 늘어져 있고, 가지가 부러지기 직전으로 위태롭게 보인다.
자세히 보니..
은행이 수도 없이 매달려 있다.
전정(剪定, Pruning)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자연自然이라고 해서 모두 다 .. 자연스럽게 옳은 짓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저렇게 휘어져 있다가, 큰 바람이 불거나 큰 비가 내리면.. 가지가 부러질 것이다.
다행히 운이 좋다면 저대로 가을에 은행이 떨어질 때까지 무사히 버틸 것이고..
인간의 경우로 생각하면,
삼재三才니, 50고개니, 아쉬라마라의 인생주기니 하는 것이 있는 까닭은
갱년기, 뼈와 근육량의 감소 등의 신체 변화..같이 생로병사의 당연한 경과일 뿐이다.
결국 어떻게든 꺾이게 되어있는 예정이지만,
저 강한 바람이 있고 없는 차이처럼, 단지 계기가 있고 없고에 따라 나타남이 다를 뿐이다.
난, 어떤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
무엇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 발버둥치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저렇게 꺾이기 전에..
버리고, 내려놓고, 덜어내야 할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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