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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늦게 샤워를 하고 벽과 바닥의 물기를 정리하는데..
머리 위로.. 황금빛 다리가 아름다운 작은 거미가 있다...
그냥 놔두려다가..
아이들, 오죠사마가 떠올랐다.
그들은.. 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에.. 공격적이고 자비가 없다...
그들 앞에선 나도 이들에게 관용을 베풀기가 어렵다.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나는. .창문을 열고..
거미를 손으로 잡아서 밖으로 내 보냈다.
문득, 생각했다.
던져진 거미는 참 황당하겠다고..
이 안전하고 쾌적한 곳(인간의 화장실)은..
그 거미에게 천국같은,.. 아주 좋은 직장이나 보금자리였을 것이다.
천적도 없고.. 대신.. 먹이가 될 벌레도.. (방충망을 뚫고 들어오는) 아주 작은 날파리 같은 것만,
몹시 양이 적지만, 있을 것이다.
마치, 안정되고, 오래 근무로 적응해서 편안하게 여겨지는..
지금, 나의 직장과 비슷하리라..
..
하지만.. 거미를 어여삐 여긴 나는 그를 야생의 외부로 던져버렸다.
거미에겐 큰 시련일 것이다.
갑자기 보금자리와 직장을 잃은 셈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곳은 안전해 보이지만, 솔직히 먹을 것도 없고..
위험한 (그를 아주 두려워하는 쫄보들이 가득한) 곳이다. 언제 그의 목숨이 사라질지 모르는 곳이었다.
밖은 천적도 있고, 바람도 세고.. 거미줄에 걸려들 벌레도 무섭게 크고.. 하겠지만..
어떻게든 피해서 살아남을 수도 있고, 더 많은 벌레를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
...
내가 있는 곳, 내 직장은 이 화장실과 같지 않은가?
나는 스스로를 자위하며 안주하고 있는 작은 거미는 아닌가?
..
아직 인연이 남고, 내 운이 연결된 이들이.. 손짓하는 저곳은.. 마지막 기회의 장소는 아닌가?
아직, 나의 방황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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