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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몬스테라, 기다림의 공식 과 삶의 의미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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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강풍이 부는 날, 밖에 내어 놓았다가 죽은 줄 알았던 몬스테라는..
5개월이란 아주 긴 시간을 거쳐서 다시 살아났다.
대견해서 몇 주전에 새로운, 더 큰 화분에 옮겨 심었는데..
 
옮겨 심고 나니, 오히려 뿌리 상태도 나빠지는 듯했고, 도통 잘 자라지 않았다.
왠지 다시 걱정이 되니, 기다림이 힘들었다.
(더디게 자라는 건지, 시간이 잘 안가는 건지... )
 
어느 날 새로운 가지가 자라난 걸 보고 나니 안도하면서도.

그간의 기다림에 대해서 돌아보게 된다.

 

 
기다리기 위해선 믿음이 필요하다.  믿고 기다린다는 말은 참아낸다는 말이다. 그래서 결코 조급해하면서.. 섣부른 행동이나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선 안된다.. 그냥.. 내버려 둔다는 마음자세, 태도가 필요하다.
희망과 닮은 꼴인 듯 하다.
 
믿음을 위해서 앎이 필요하다. 단순한 마음이나 상상뿐인 생각만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처럼 구체적인 앎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과 앎을 통해서,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게 된다.
 
기다림과 포기(망각)의 차이는 행동에 있다. 그 행동에는 관심이 필요하다. 매너리즘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생생한 관심, 애정의 불씨를 살려야만 한다.  단순히 믿고 기다리고 참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해야 할 일은 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그렇기에 인내가 필요하다. 꾸준함이 필요하다.
 

몬스테라의 성장은.. 어떤 점에선 아이들의 성장과 다를 바가 없었다.


20240813

 
문득  '기다림'하면, 떠오르는 시들이 있다.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을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행복하였습니다
 
==> 매일매일 추억들을 떠올려, 사랑하고, 울고, 행복하고...  그렇게 기다림이 이어진다.
 
 

20240817

 
 
행복한 기다림
                                                       이해인
뿌연 안개가
하늘로 올라가는 새벽
초록빛으로 덮인
들길에 서서
행여 찾아 올지도 모르는
그대를 기다립니다
혹시
내가 보고 싶어
이곳을 찾아 올지도 모르고
그대를
기다린다는 것은
설레임과
행복한 기다립니다
난 오늘도
그 자리에 서서
먼 하늘을 바라보며
그리움으로 밀려드는
아픔을 안고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그대를 기다리렵니다
 
==> 빅터 프랭클이 언급한.. 하박국의 찬송과 닮았다. 
무화과나무에 과일이 없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을지라도, 올리브 나무에서 딸 것이 없고 밭에서 거두어들일 것이 없을지라도,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련다.  하박국서 3:17-19 RNKSV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3가지 측면, 창조적인 가치, 경험적인 가치, 태도적인 가치로 나뉜다.
 
 


 
 
기다림
                                                      양광모
누군가를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눈부신 일인가
아침이 기다리는 태양처럼
밤이 기다리는 별처럼
그에게 한 줄기 밝은 빛이 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가슴 따뜻한 일인가
그리하여
그날을 손꼽으며
내가 그를 기다리는 건
또 얼마나 가슴 뜨거운 일인가
태양을 기다리는 아침처럼
별을 기다리는 밤처럼
그를 위해 아름다운 배경이 될 수 있다는 건
또 얼마나 맑은 눈물 같은 일인가
우리는 태어나고 기다리고 죽나니
살아서 가장 햇살 같은 날은
한 사람이 또 한 사람
을 촛불처럼 기다리는 날이라네
 
==> 누군가의 기다림이 된다는 의미의 이해.... . 
 결혼해서 집에 돌아갔을 때, 자신을 반겨주는 아내와 토끼같은 아이들을 경험해 봤다면.. 
 아기가  '보고싶었쩡', '빨리와' 라고 말할 때..
 그것이 인간에게 얼마나 힘이되는 지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이 완성되기 위해서라도.. 결혼은 필수(필요악)인 듯 하다.
 

20240817

 

요컨대,

 
기다린다는 것은.. '언젠가는...'이란 희망을 껴안고, 믿는 것이다.
속으로 많은 것을 태우고 삼키며.. 참아내는 것이다.
가망이 없어 보이거나, 진저리나는 허탈함을 이겨내고.. 지금 이 순간, 흙이 말랐는지 살펴보고, 그때그때 충분히 물을 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결국엔.. 이란 희망을 껴안고, 믿는 것이다.
속으로 많은 것을 태우고 삼키며.. 참아내는 것이다.
실망하고 미래가 두렵지만, 지금 이 순간, 아이들이 어떤지를 살펴보고, 내가 충분히 사랑을 주고 있는지..
사랑한다고 말을 건네는 것이다.
 

.. 아마도..

 
**을 한다는 것은.. Blah Blah
 
살아간다는 것은..Blah Blah
 
결국..

우린, 미래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그리하여, 기다림은 삶의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