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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잠시 그친 듯해서..
노랭이의 밥을 챙겨주러 나왔다가,
길가 가게 앞에 놓인 화분에서 피어난, 해바라기를 보았다.
어쩜 이토록 아름답고, 영롱한가!
홀린 듯, 해바라기의 동의 없이 그녀의 프로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좀 더 가까이..
좀 더 가까이!!
너무 가까워지자..
꽃은 그대로 원래의 꽃이었지만..
원판 속의 작은 꽃들이 너무 생생하게 보여서.. 괴이하고, 잔혹해 보이기 시작했다.
..
적당히 다가가야만 했다.
추운 겨울 어느 날, 서로의 온기를 위해 몇 마리의 고슴도치가 모여있었다. 하지만 고슴도치들이 모일수록 그들의 바늘이 서로를 찌르기 시작하였고, 그들은 떨어질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추위는 고슴도치들을 다시 모이게끔 하였고,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기 시작하였다. 많은 수의 모임과 헤어짐을 반복한 고슴도치들은 다른 고슴도치와 최소한의 간격을 두는 것이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와 같이 인간 사회의 필요로 인하여 인간이라는 고슴도치들이 모이게 되었지만, 그들은 인간의 가시투성이의 본성으로 서로를 상처 입힐 뿐이었다. 그리하여 인간들은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예의를 발견하였으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서로의 거리를 지키기 위해 거칠게 말해지곤 하였다. 이 방법을 통해 서로의 온기는 적당히 만족되었으며, 또한 인간들은 서로의 가시에 찔릴 일도 없게 되었다. 하지만 남을 찌를 수도, 자신을 찌를 수도 없었던 사람은 자신만의 온기로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되었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中 |
마치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이 말한 인간관계 거리,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 120~360cm)처럼..
꽃과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했다.
꽃이 더 아름답기 위해선 말이다.
(정확히는 내가 더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서이다)
여성과 타인을 배려해야 멋진 신사가 된다는, 에티켓과 예절의 필요성은..
뒤집어 말해서,
내가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선..
타인을 위해 적당한 거리감과 예절, 배려를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꽃처럼, 멋진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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