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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는 외로운 것인가? 고독한 것인가?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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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잠시 그친 점심시간에 홀로 나와서 걸으며..

텅빈 공원에.. 가득한 비둘기 떼를 보니..

내가 혼자라는 사실을 의식하게 된다.

 

물론... 쓸쓸하다거나 외롭다거나, 고독하다는 느낌이나 생각 따윈 없지만..

그런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해 보았다.

외로움과 고독은 어떻게 다른가?

20240702 공원의 비둘기 떼

 

일단 외로움하면..몇 개의 시가 떠오른다.

물론 다 외우는 것은 아니니.. 찾아본다.

이 시에서 외로움이 무언지 알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



 

살면서 가장 외로운날 - 용혜원,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손, 맨발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 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포장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더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 없이 사심 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앗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 이해인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히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의무, 당연함이라 생각하자.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 외롭다고 뭔가에 집착하진 말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 너만 외로운게 아니란다..
==>도치법倒置法이다. 이 시의 다음엔.. 맨 앞에 나온.." (그러니깐)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도치법(倒置法) 또는 어순전위(語順轉位)는 문장 성분의 정상적인 배열을 뒤바꾸어 놓아 내용을 강조하거나 두드러지게 하는 표현 방법이다.
 

20240702

 
 
외로움과 고독은 .. 조금 다른 뉘앙스를 갖고 있다.

그 차이를 알면.. 어쩌면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외로움(loneliness)의 사전적 정의는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낯선 환경에서 혼자서 적응 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였을 때 등 혼자가 되었다고 느낄 때 외로움을 느낀다고 할 수 있다.  [출처: 외로움-위키완드]


고독 (solitude)은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는 것과 같은 차단 (seclusion)되어 있거나 고립 (isolation)되어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고독은 상황에 따라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모두 있다. 단기적 고독은 방해받지 않고 일하거나 생각하거나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출처:고독-나무위키]

외로움과 고독은 유사한 말처럼 보이지만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외로움은 혼자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고독은 하나님(또는 그와 비슷한 속성의 것, 내면의 영성이나 신성, self 등으로 대체해 보자..)과 함께 있는 상태이다.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한 말이다'라고 했다. 외로움이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고독은 내가 선택할 때 존재한다.  외로움은 타인과 연결되지 못하고 고립된 부정적 감정이며, 고독은 자신에게 집중하여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다.  [출처: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 빙 코파이럿]

 

==> 고독은.. 자기계발서에서 종종 예로 드는 빌 게이츠의 '생각주간(think week)'을 닮았다.
빌 게이츠는 매년 의도적으로 1년에 두 차례.. 전화나 메일을 모두 차단한채..홀로 호숫가 통나무집으로 간다. 2주일 남짓 생각주간을 설정하여 아무에게도 그 무엇에도 방해 받지 않은 채 자신만의 생각에 몰입한다.
이처럼, 고독은.. 성장과 탁월함의 무기가 된다.


 
하지만.. 인간의 따뜻한 온기..
따뜻한 손길, 따뜻한 인사말, 눈웃음은..  
별 거 아닌 듯해도, 공기와 다름없다.
없어지기 전까진 그 소중함을 결코 알기 어려운...
 ..

소통과 연결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를 극복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며, (반드시 거쳐야할) 중간 과정이기도 하다.

 

교회가 공동체(community)를 중시하고,
힌두교는..  아쉬라마(Ashrama)의 두번째 단계를 가주기(家住期)로 하고, 
공자님, 부처님, 예수님들 모두가 제자를 거느리고, 배우는 단체(교단敎團)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공자(孔子)님께는 공문십철(孔門十哲), 예수님께는 12제자(12사도使徒,Apostle)가, 부처님께는  석가십성(釋迦十聖)이라는 우수한 제자들이 있었다. 소크라테스에게도 가장 이름난 일곱의 제자가 있는데, 안티스테네스, 아리스티포스, 에우클리데스, 파이돈, 플라톤, 아이스키네스, 크세노폰 등이 있다고 한다.(나는 플라톤만 있는 줄 알았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사람들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 4대 성인聖人들도 결코 독불장군獨不將軍이 아니셨다.

 

**교단 (敎團, religious body)이란 교리적으로 일치를 이루거나 같은 신앙고백서를 인정하며 서로 협력하는 종교 단체들의 모임이다. 불교 에서는 종단이라고도 한다. ==> 물론, 불교와 유교는 원래.. 종교가 아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에 대한 정보..출처: https://m.blog.naver.com/thomaslee101/120090470768

 


 요컨대..

외로움은 당연한 것이다.

고독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소통과 연결도 필요하고, 더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