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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인생 팁)(예절)/관계

부활과 유예에 대해서..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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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태풍 부는 날에 밖에 내어놓았다가, 잎이 꺾였던 몬스테라.. 

(https://selfst.tistory.com/279 글..)

그 뒤로 상태가 안 좋더니.. 결국엔.. 말라죽었다.

한 달 넘게 물을 주며 지켜봐도. 뿌리까지 말라 버리는 걸 보고는.. 단념해야 했다.

 

그래도.. 줄기의 초록빛은 남아있어서...

잠깐 고민하다가.. 바로 정리하여 버리지 못하고.. 밖에 내어 놓았다.

 

2-3달이 지나도록, 지나면서 봐도 변화가 없어서..

내 맘 속에서.. 죽은 게 분명하단 확신이 자라났다.

 

여행 다녀오고 나서 본 화분엔..

20240608

어느새 새 잎이 자라났다.

..

부활..


하지만.. 나는 다른 부분에.. 더 꽂혔다.

내가.. 한참 기다렸다가 죽었다고 판단했을 때..

저 아이를 그냥 뽑아서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었다면...

..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장례 절차가 떠올랐다..


<예기>를 공부를 해서 이해한 바로는....

공자님이 중시한 예법禮法은.. '후회'함이 없도록, '감정의 정리'를 돕는 일련의 의식, 절차다.

마치 실연한 연인들이.. 술을 진탕 마시거나, 친구들을 붙잡고 하소연한다거나, 여행을 훌쩍 떠난다던가 하는..

나름대로의 어떤 감정을 추스르는 행동을 정형화한 것이다.

 

예전엔 의학이 발달하지 않아서..

사람의 사망에 대해서 확신이 없었다.

특히 심폐소생술이란 개념이 없었기에..  요즘처럼 심장마비나.. 일시적인 뇌졸중으로.. 쓰러진 경우.. 심폐소생술로 극적으로 살아나는 경우는 없었고.. 아주 운이 좋게.. 심폐소생술 없이 저절로 회복되어 살아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사망한 줄 알고 관에 넣었던 사람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관짝을 열고 나오면..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

그런 수천 년의 경험을 토대로..

죽은 사람을 일단 기다려 주는 '예禮'가 생겼다.

..

 

그리고.. 소생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인..

사후 변화(死後変化, post-mortem interval, PMI)가 생기면.. 일말의 희망도 사라지기 때문에..

그쯤에 준해서 기다리는 것이다.

사후변화는 동물이 사망한 후에 나타나는 현상의 총칭으로, 사체현상이라고도 불린다. 동물에게는 사후 자기소화, 사후강직, 시반, 사랭, 사후응혈, 부패, 건조 등의 변화가 생긴다.

일단 사망하고 나서는 사후강직屍體硬直 / Rigor mortis이라고 해서 몸이 딱딱하게 굳어 버린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몸의 위에서 아래쪽을 향해 서서히 진행된다. 사람의 경우 턱, 목, 어깨, 팔꿈치, 손목, 손가락, 고관절, 무릎, 발목, 발가락 순. 사망 후 2~3시간 내외 :턱관절과 목관절에만 사후경직이 시작됨, 사망 후 7~8시간 내외 :사후경직이 온몸에 나타남, 사망 후 10~12시간 내외 : 손가락 관절까지 사후경직이 되고 각막이 혼탁해짐

부패는 사망 후 3~4시간 지난 뒤부터 시작되어 보통 10~12시간 정도 지나면 눈에 띌 정도가 된다. 그리고 24시간 이내에 하복부와 배꼽 주위, 사타구니, 겨드랑이부터 피부의 변색이 현저하게 나타난다. 전신의 피부가 녹자색 또는 청록색으로의 변화는 36시간 이내에 현저하게 나타난다.

72시간 이내에 피부에서 수액으로 가득 찬 수포와 가스가 나오기 시작하고 조직이 분해되면서 생성된 물질이 입, 코, 항문, 질, 요도를 통해 나오기 시작하고 시신이 눈에 띄게 부풀기 시작하며 시신 전체에서 부패의 징후가 나타난다.

[정리한 자료의 출처: 사후변화, 사후강직-나무위키,위키]

 

보통 3일 장례에서 입관하고 하루를 기다리는 것은..

사후강직이 있고 나서 하루가 지나면서 부패의 징조와 함께, 사후강직이 다시 서서히 풀리기 때문에..  이때는 살아나도 살아날 수가 없어서.... 완전한 사망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일말의 후회가 없도록.. 초혼招魂도 한다.. 공자의 <예기>의 상례에 대한 부분에서도.. "초혼을 하고 난 뒤에 사사(死事)를 행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초혼은 사람이 죽었을 때, 그 혼을 소리쳐 부르는 일이다. 그 사람이 생시에 입던 저고리를 왼손에 들고 지붕에 올라서거나 마당에 서서, 오른손은 허리에 대어 지붕에 올라서거나 마당에서 북쪽을 향向해 「아무 동네 아무개 복復」이라고 세 번 부르는...  고복(皐復)의식도.. 죽은 이가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간절함을.. 일단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서.. 나중의 일말의 후회가 없도록, 의심이 없도록 하는.. 몹시도.. 치밀한 방비라 할 수 있다.

 

 


끝이란 것은.. 참으로 모호하다.

아니..

인간이기에 잘못 이해하고, 잘못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안전장치가..

바로 '시간'이다..

 

우리가.. '여유'를 중시하거나.. 중요한 판단 이전에..'유예'기간을 두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

 

가까운 우리 주변에서의 실천으론..

어떤 사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즉시에.. 손절하거나.. 선을 긋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겠다.

관계의 죽음도..

마찬가지로.. 유예가 필요하다.

 

어떤 사고에 대한 뉴스나, 편파방송, 또는 한 편의 일방적인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도 말고..

일단.. 양측의 의견을 수렴할.. 공청회 같은.. 형식이나 시간적인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매일 매 순간에..

여유를 갖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