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낙화洛花와 낙과落果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6. 8.
728x90

낙화(落花) -이형기 시인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激情)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訣別)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訣別)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출근길에..

온통 검게 잘 익은 버찌가 널렸다.

..

꽃잎도 열매도.. 모두 길바닥에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분홍빛 꽃잎과 달리.. 검은 버찌들은 좀 더 처참하게 느껴진다..

20240607 버찌 낙과

 

낙화는 아쉽지만..

낙과는 아깝다..

이로움利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니면..

낙화는 가볍고 아름답지만.

낙과는 꽉차서 지저분하다.

내려놓음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버찌의 이로움利은 무엇일까?


버찌는.. 벚나무 열매를 통칭하는 순우리말이다.  영어로는 체리, 일본어로는 사쿠란보(さくらんぼ)라 한다.
하지만, 체리라고 해도.. 케익장식용으로 쓰는 서양버찌는 Prunus avium를 말한다.

정확히는..동양버찌(Prunus yedoensis)이다.


레드 푸드에는 라이코펜과 플라보노이드(안토시아닌)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를 늦춰주며 각종 성인병과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사과, 석류, 오미자..이외에도.. 체리와.. 버찌도 레드푸드다..

 

라이코펜은 항암효과, 항산화작용, 노화방지, 심혈관질환 예방과 혈당저하 효과 및 피로회복..

안토시아닌은 소염작용, 암/동맥경화 예방, 혈중 요산 배출, 항산화작용 효과가 있다.

 

1cm 미만으로 작고,, 다 익으면 검은색이 된다. 서양버찌에 비해 동양버찌는 꽃이 화려한 대신 과육이 적고, 맛도 시고 쓰다. 그래서.. 대게는 술을 담그거나 버찌즙을 짜서 이용하여, 버찌잼, 버찌청, 버찌차, 버찌주스 등으로 먹을 수 있다.
 버찌가 검은색처럼 보이는 진한 보라색 (검붉은 색)이 될 정도로 농익으면 꽤 달콤한 맛이 나고, 완전히 검게 익었을 때쯤엔 신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맛이 난다. 
 설탕 넣고 소주 넣고 (약 1:1:2) 밀봉해서 버찌주를 담그고, 어둡고 서늘한 데서 3-4개월 두면 설탕이 다 녹고 익는데, 이렇게 담근 버찌주는 그냥 마셔도 아주 맛있고, 탄산수나 사이다에 타서 도수를 낮춰 마셔도 좋다.

잼이나 주스 만들 때는 물을 넣고 불에 올려서 과육이 뭉개지고 씨가 빠질 때까지 끓인 다음 체에 밭쳐 씨앗을 걸러내고 설탕을 넣고 다시 한번 타지 않게 저으며 끓여 만들어 냉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타 먹으면 된다. 잼은 그냥은 잘 안 되므로, 필요하면 젤라틴 가루를 넣어서 끈기를 만들어 주면 좋다. (버찌술을 졸여도 잼이 된다)  [요약의 출처:버찌 -나무위키]

 

 

도로가의 버찌는.. 중금속 오염의 가능성 때문에.. 먹기엔 좋지 않다고 한다.


 

 

암튼..

추위를 이겨내고..

그 화려한 꽃의 시절을 보내고.. 이별하고..

열심히 햇볕을 쬐어서 영글었던.. 결실이..

대지의 품에 떨어져, 안식을 취하지 못하고..

차가운 시멘트와 보도블록에서.. 나뒹구는 모습은..

참 불편하다.


우리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솔론이나.. 칸트처럼 만족하여 미소 지으며.. "좋군!(Es ist gut)"이라고 말하거나..

완전한 자유, 행복.. 또는.. 해탈 등을 하지 못한다면..

 

니체가 말했듯.. 다시 무한히 회귀를 한다거나..

종교에서 말하는.. 윤회를 한다거나..

웹소설에서 말하는.. 회/빙/환을 한다거나..

 

저.. 짜브라진 버찌와 같은 처지가 될 것 같아서..

참 불편하다.

 

팔정도(八正道)를 따라.. 정정진(正精進)하고 또 정진해서...

버찌가 아닌 꽃으로.. 떨어지고 싶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엔 구름이, 바닥엔 얼룩이..  (78) 2024.06.08
간신히.. 한 송이..  (53) 2024.06.08
승자와 패자의 역사  (51) 2024.06.08
초록의 불꽃.. 반 고흐를 생각하다.  (64) 2024.06.07
당신이 떠나지 말아야 할 것..  (65) 2024.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