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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인생 팁)(예절)

돈오 점수, 아침에 도를 얻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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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오 점수, 아침에 도를 얻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 20240521 

..

당직 후 오전 근무하고..

대낮의 한산한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 길이다.  

 

지하에서의 마지막 역에 잠시 정차한.. 기차의 정면 창문.. 저 먼 너머로..

한낮의 눈부신 광휘가 넘실 거린다.

 

 

20240521 지하의 출구
 

 

마치.. 사후체험을 한 사람들이 본다는.. 어둠 속.. 출구의 광명 같은 게.. 저와 같지 않을까?

 

홀린 듯..

나는 일어나 창가로 다가가 동영상을 찍었다..

 그렇게... 동영상을 찍으면서 한 가지를 더 알게 되었다.

 

20240521 지하의 출구

 

문득.. 나는 이 순간의 경험이.. 깨달음의 순간과 같다고 생각했다.

 

어둠 속.. 멀리 보이는.. 빛의 부심은..

멀리서, 그리고. 어둠 속에서는.. 대단해 보이지만..

그 광휘의 1초도 되지 않는 순간을 지나치면.. 

그냥.. 당연한 한낮의 정경이 펼쳐질 뿐이다.

(뭔가 아쉽기도 하고.. 이거뿐? 이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다고... 뭔가 더 있을 거라는.. 아집에 사로잡히면..

끝없이 (불필요한) 자기계발서나 독서에 매몰되고..

세상과 (실천과) 멀어지게 된다(현실도피나 진실을 외면하는 행위다...)..)

 

*광휘, 光輝 : 아름답게 빛나는 빛. 광화(光華).

 

지식을 알고 나고.. 또는.. 깨달음을 얻고 나면..

그냥.. 그때부터는.. 내 머릿속에 항상 있는.. 당연한 것이 된다..

마치.. 갖고 싶은 물건, 집, 차... 이성을 얻고 나면..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결국엔.. 더 이상 별다른 감흥이 없는 것과도 같다.


 

 

왜 공자께서는 아침에 도를 알게 되면,

바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하지 않고.. '저녁'이라고 하셨을까?

실천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침에 방법, 지식, 노하우, 깨달음, 등.. 뭐든 알았다면..

그걸 하루종일 열심히 실천하고 나면.. 여한이 없다.. 후회가 없게 된다..

 

이는 선종에서 말하는 '돈오점수'와 같다.

 


돈오점수는.. 부처가 되기 위해서 진심(眞心)의 이치를 먼저 깨친 뒤에 오랜 습기(習氣)를 제거하여 가는 수행방법이다. 즉, 수행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가, 마음의 이치를 먼저 밝혀야 하는가에 관한 논의로 이 논의는 당나라 종밀(宗密) 이후에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종밀은 다섯 가지의 돈점설을 제시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단계를 밟아서 차례대로 닦아 일시에 깨닫는 점수돈오(漸修頓悟), 

② 닦기는 일시에 닦지만 공행(功行)이 익은 뒤에 차차 깨닫는 돈수점오(頓修漸悟), 

③ 차츰 닦아가면서 차츰 깨닫는 점수점오(漸修漸悟), 

④ 단번에 진리를 깨친 뒤 번뇌와 습기를 차차 소멸시켜 가는 돈오점수(頓悟漸修), 

⑤ 일시에 깨치고 더 닦을 것이 없이 공행을 다 이루는 돈오돈수(頓悟頓修)이다.

=> 쉽게 말해.. 요약하자면.. 돈오頓悟는 '단박에 깨치다'는 뜻이고, 점수頓修는 '단계를 밟아서 수양하여 닦음으로써 깨침에 이르는 것'을 뜻한다.

 

이 가운데에서 돈오돈수는 과거부터 닦아온 결과로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일반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다섯 가지 설 가운데에서 고려 중기의 지눌(知訥)은 돈오점수설을 채택하여 우리나라 선종에 정착시켰다.

그는 “마음은 본래 깨끗하여 번뇌가 없고 부처와 조금도 다르지 않으므로 돈오라 한다.”라고 하였고, 또 “마음이 곧 부처임을 믿어서 의정(疑情)을 대번에 쉬고 스스로 자긍(自肯)하는 데 이르면 곧 수심인(修心人)의 해오처(解悟處)가 되나니, 다시 계급과 차제가 없으므로 돈오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자기의 마음이 부처와 다름이 없음을 깨쳤다 하더라도 무시(無始) 이래로 쌓아온 습기를 갑자기 버린다는 것은 힘든 일이므로 습기를 없애는 수행을 하여야 하며, 점차로 훈화(薰化)하여야 하기 때문에 ‘점수’라고 하였다. 마치 얼음이 물인 줄 알았다 하더라도 열기를 얻어서 녹아야 비로소 물이 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얼음이 물인 줄 아는 것을 돈오라 하고, 얼음을 녹이는 것을 점수로 본 것이며, 먼저 본성을 알고 행할 것을 주장한 것이다. 따라서 깨치기 이전에도 수행을 할 수는 있으나, 그러한 수행은 바른 길이 아니며 항상 의심이 따른다고 하였다.

참고문헌 :『근수정혜결사문(勤修定慧結社文)』(지눌) [출처: 돈오점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공자님의 말씀은.. 결국..

 

朝聞道 은.. 돈오頓悟이며

夕死可矣는 점수頓修이다.

 

예를 들어..

평생 소원하던.. 람보르기니란 스포츠카를 샀는데..

한 번 몰아보지도 못한 상태로.. 차를 도난당한다거나,

자신이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죽는다거나 하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 소용을 떠나서.. 더 괴롭게 될 것이다(저승에서 땅을 치고 있을 듯).

 

이와 마찬가지다.

진리, 깨달음, 정보, 지식, 등등.. 우리가 얻는 그 많은 것들은..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 후회만이 남고.. 더 큰 불행이 된다.. 모른 것만 못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서 책을 어느 정도 읽고..

나름 정리해서.. 책을 쓰고.. 체계를 만들고 보니.. 분명히 알게 된다.

 

깨달음의 순간은.. 환희歡喜의 찰나刹那와 같다.

 

환희, 歡喜 :즐겁고 기쁨. 환열. 흔희(欣喜).

찰나, 刹那 1. 불교에서.. 극히 짧은 시간. 1 찰나는 75분의 1초에 해당한다고 함. ▷겁(劫).
2. 어떤 사물 현상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순간. 순화어는 `순간', `짧은 동안'.

 

마치.. 매트릭스 영화에서.. 주인공인 네오가.. 해커 생활을 하면서 찾아 헤매던..

진실을 찾아.. 파란 알약을 삼켰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극 중 악당으로 묘사되는 타락한 네오에 해당하는.. 싸이퍼가 그토록 후회한.. ) 열악한 먹을거리.. 지저분한 잠자리..

우주전함 같은.. 호버링 전함 말곤... 원시시대와 다름없이 열악한 실제 세상이었다.

 

..

깨달음의 기쁨은 잠깐이다. 단지 통과하는 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 너머엔.. 저 터널 출구 너머와 같은.. 마찬가지의 현실 세상이다.

이 개념이 '실존實存'이며, 우리가 해야 할 것이다.


깨달음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