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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권 책 읽기

밀의 <자유론>의 해설서 - <행복하려면 먼저 자유로워져라>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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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 처음 책을 읽다가 뭔가.. 거북스러워서 내팽개쳤지만..

그 제목이.. 너무 매혹적인 책..

 

이번에.. <민사고의 행복수업>을 읽고 나서.. 다시 펼쳐 보았다.

아예.. 1부는 넘기고, 2부부터 읽었다. ..

 

정답이었다.

..

왜 이 책을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의 해설서라고 .. 당당하게 밝히지 않았을까?

천재 소년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의 이해와, 현실적인 문제점, 또는 그 한계를.. 지적한 책으로 생각하면.. 정말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책이다.

 

행복하려면 먼저 자유로워져라 : 어느 철학자의 행복 수업 -김요한

국내도서 > 인문 > 철학 > 교양철학

 

저자의 말
서론_행복, 인간의 궁극적 목적

1부 행복의 조건
01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02 삶의 부조리와 행복

2부 행복과 자유
03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은 자유
04 자유와 권위의 투쟁사
05 관습의 힘
06 물려받은 유산으로서 신념
07 단순한 하나의 원칙
08 자유와 강제

3부 행복의 본질적 요소로서 개별성
09 개별성과 행복
10 개별성과 관습
11 개인의 가치
12 창조성
13 삶의 선택
14 관습의 독재
15 행복하려면 먼저 자유로워져라

 

1부는.. 좀 엉성하다. 

언행불치로 유명하며, 뭔가 사기꾼 냄새가 분분한 루소도 등장해서 ..상당한 분량을 메꾼다.

루소는 이상적인 교육론을 담은 <에밀>을 썼지만, 정작 그는 자식을 고아원에 보냈던 이다. 그가 말하는 자연상태의 인간이란 개념도, 그의 망상적인 가정일 뿐이다. 실제로 살펴보면, 동물과 인간도 별로 차이가 없다. 동물도 여유가 있으면 먹잇감을 갖고 논다. 나는, 고양이 호두가.. 보은한답시고 잡아온, 작고 불쌍한 새를 갖고 노는 것을 여러번 목격했다.

 

 사실과 다른 영화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를 예로 들어, 세상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설명하는 것도 .. 부조리했다.. 실제 인물인 살리에리는 궁정악장으로 뛰어난 인물이었고, 살리에르 증후군으로 알려진 열등감 콤플렉스는 대중들의 카더라..는 '독살설'과 함께, 연극적인 대립구조를 위한 설정일 뿐이다.

 

 프로이트의 제자 빌헬름 라이히를 먼저 들어서, 그의 편협한 성적인 판타지(성적 욕구를 자유롭게 배출하는 이들은 건강한 이들이다)..를 언급하고..

그 다음에 프로이트의 주장을 배치한 것도..뭔가.. 흐름상 거북했다. 

...

다시 읽어봐도.. 저자의 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누군가의.. 엉성한 이런 저런 철학자의 말들을 누더기처럼 붙여놓으니..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다. 

 

하지만.. 2부는..

저자가 분명히 밝히진 않았지만.. 어느 순간.. 밀의 <자유론>의 해설이 주가 되고, 거기에 저자가 의견을 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내용이 일관되고 분명해졌다.

..

솔직히 내가 자유론을 읽었다고 해도.. 저자 분처럼.. 제대로 이해하고 날카롭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오늘날에 맞는 해석을 내리진 못했을꺼 같다.

 

예를 들어.. 저자는 밀의 자가당착적인 부분을 찾아냈다.

 

13장 중

<자유론>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밀은 한 사람의 선택이 단순히 자신의 선택이기 때문에 그에게 가장 좋은 거시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밀은 '만일 어떤 사람이 꽤 많은 정도의 상식과 경험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에'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물론 얼마나 많은 상식과 경험이  '꽤 많은 정도'인지 애매하지만 밀은 합리성이 자율적 선택의 전제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따라서 무의미하거나 도가 지나친 선택은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없다...

 

14장 중..

 밀은 관습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면 개별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 근거 없는 희망이 아닐까? 관습이 없으면 오히려 사람들은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험적인 삶을 살아갈 능력을 전혀 갖추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개인의 자율성보다는 안전한 삶을 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간의 창조적 활동이 반드시 관습의 구속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밀의 주장은 다소 낭만적인 것처럼 보인다.

 관습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밀의 비판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중략)  우리가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되려고 노력한다면 사회는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공유된 가치와 목적에 따라 상호 관계를 발전시킬 때 오히려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관습으로서 벗어나 자유롭게 되면 우리는 밀이 주장처럼 필연적으로 자기계발을 하게 될것인가? ....

 

 

==> 관습을 꽤 많은 정도의 상식과 경험을 소유하기 위한 방편으로 본다면.. 자가당착적인 주장임이 분명하다


밀의 아빠는 경제학자, '제임스 밀'로 매우 유명하고 똑똑한 사람이었다. 그는 실험적으로..일부러 똑똑한 아내를 맞아서, 아이를 갖고, 어려서 부터 조기교육을 통해서, 천재 소년 밀을 키워냈다. 그의 조기교육의 힘이었는지, 유전자의 힘이었는지는 알 순 없지만, 천재 소년 밀은.. 다시  공리주의의 아버지 '제레미 벤담'의 눈에 들어, 그의 후계자로 찍혔는데..

..

아무튼.. 슈튜어트 밀, 그는 천재였기에.. <자유론>은 상당한 완성도를 가진 걸작이다.

하지만 그가 천재이기에 생기는 문제점이 있다.. 천재는 자기말고 다른 이들도 천재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아주 사랑이 넘치거나 최소한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사랑이라도 받고 자란 사람은..

박수홍, 장윤정, 김혜수, 구하라 같은 사람과 그들의 부모들을 이해 못할지도 모른다. ('구하라 법'이 생기는 이유도..)

애정이 없는 부모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공자님도 그러하신 듯 하다)

 

마찬가지로.. 밀은 천재 소년 출신이기에.. 모든 인간의 가능성, 천재성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래서.. 인간이 자유롭게 되면.. 알아서 공부를 하고, 스스로를 계발해서,

탁월함에 이를 거라는.. 플라톤적 이상론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

실제론...

현실은. .시궁창이다. 주변을 둘러봐도..

공부를 좋아한다거나, 책을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파레토의 20% 법칙'을 적용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극소수다.

 

그런고로..

밀의 <자유론>이 현실적으로 읽히기 위해서는.. 적절한 해설이 필요한데,

저자 김요한 교수님은, 아주 현실적이고, 균형잡인 시각으로 잘 풀어놓으셨다.

..

자유론이 고전으로 지금까지 널리 읽히고 인정받은 것은, 분명.. 자유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것, 관습, 권위, 신념..등에서 벗어나고,

그러한 개별성이 인정받을 때 자유가 가능하다고..

그리고 이러한 개별성이 인정받는, 열린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다.. 라는 주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는 오가와 이토님이 <인생은 불확실한 일뿐이어서>에서 묘사한 독일 사회가 연상되었다)

아무리 이상적인 사회라도.. 오래 지속되면.. 고인물이 썩는 것처럼.. 폐단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마 독일은.. 히틀러와 나치즘을 경험하면서... 구성원들의 개별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슈튜어티 밀이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한 '공리주의'의 대표자 제레미 벤담의 직계 후계자였다가, 돌아섰기 때문에..

수정된 그의 (질적) 공리주의가.. 그의 자유론에 녹아 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말로 대표되는..

 

동서양을 아우르고, 역사적인 배경과, 경제 사회적 관점에서의.. '자유'에 대해서 .. 알고 싶지만..

밀의 <자유론>을 혼자서 읽기 힘든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2017년 책이라서..안타깝게도 책은 절판이고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