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가 새로운 가지가 내었는데,
워낙 부드럽고 힘이 없어서 옆으로 쓰러지듯 쳐진다.
지지대를 대어줘야 하나 하고 생각하며 차일피일(此日彼日)했다.
어느 날 아침, 가지가 똑바로 서서 신기하여 살펴보니..
어느새 두툼한 뿌리가 자라나서 줄기를 받치고 있다.
마치 그동안은 머리와 몸만 있어 위태롭다가, 다리가 생긴 셈이다.
줄기와 뿌리가 힘을 합쳐서 안정을 이룸을 보고,
균형 있는 삶, 안정安定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몇 가지 관점으로 생각해 봤다.
몬스테라 잎이 마치 사람 머리 같아서.. 문득 떠오르기론.. 특공대(특별히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면서 대가리만 큰)!..
공부만 해서, 머리로만 너무 많이 아는 것은.. '공부만 해서 할 줄 아는 게 없어요'라던가..'사회성이 없다거나 바보' 취급을 당하기 십상이다. 즉, 균형을 잃고 쓰러지기 십상이다.
저 뿌리같은 실천(응용)이나 (사회) 경험이 동반되어야만, 온전히 (세상에서) 똑바로 설 수 있게 (사람 구실을 하게) 된다.
공자님도 학문에 뜻을 두고, 개념을 확립(而立)하시기까지 15년의 세월이 걸리셨다.
실천과 경험을 통해서만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된다.
이처럼, 앎과 실천은 서로 보완 또는 의지하는 관계다. 한 쪽만으론 불구나 다름없다.
상호성의 관점에서 다른 경우를 생각해 보면,..
예를 들어 일과 가정의 관계도 이와 같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려면 가정의 안정과 화목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지만, 한편으론 가정이 안정되려면 .. 다시, 직장에서 밥벌이를 제대로 해야 한다.
그렇다고 '나만 돈을 벌며 힘들게 살고 있다'고 생각해선 안되었다. 그렇게 한 직장에서 돈만 벌면서 살 수 있는 것도 가정의 뒷받침(무탈하기만 해도..)이 있기 때문임을 잊어선 안된다.
..
직장 내부에서도, 나의 부서만이 잘해서는 성공할 수는 없다. 다른 부서들이 튼튼하게 받쳐주는 뿌리가 되기 때문에 큰 성공이 가능해진다. 주변에 나보다 무능하거나 이런 저런 문제점이 가득해 보이는 구성원들도.. 그들 나름의 역할을 해내기 때문에.. 내가 이만큼의 일만 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들 나름대로의 기여와 뒷받침을 간과해선 안된다.
내가 아무리 잘나도, 세상엔 독불장군(獨不將軍)이라..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
결국.. 우리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조차,
우리의 삶을 지지해 주는 저 뿌리 같은 존재가 있음을 항상 의식해야만 했다.
비록 그 존재를 분명히 알아차리진 못하더라도..
매사에 감사하고,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알고,
경외하고 겸손해야만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설이며, 공자님이 <예기>에서 강조하신 恭敬의 가르침과 같다 )
김승호 님의 책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如履薄冰 , 벼랑 앞에 선 듯 하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이 또한 같다고 생각했다.
마카오 잡지 마카오도보(澳門導報) 최근호(3월 25일~4월 15일) 기고문에서 원자바오는 “나 같은 출신에게 ‘벼슬자리’는 우연이었다. 나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심연(깊은 연못의 가장자리)에 다다른 듯 (如履薄冰, 如臨深淵·여리박빙, 여림심연) 신중하게 명령을 따랐고, 직무 초기엔 항상 귀향만 생각했다”고 썼다.
여리박빙, 여림심연은 시경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바로 앞 구절은 겁을 먹고 벌벌 떨며 매우 조심한다는 뜻의 ‘전전긍긍(戰戰兢兢)’이다. 흔히 ‘전전긍긍한다’는 말의 기원이 된 구절이기도 하다.
원자바오는 글에서 “어머니는 평생 동료, 이웃, 일반 백성들과 사귀었지, 관직에 있는 사람과 인척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평생 교육에 종사하며 박봉으로 살았고, 돌아가신 후에도 재산이나 저축을 남기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원자바오는 어머니의 편지 두 통을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첫 번째 편지는 2003년 11월 총리 첫 임기 시절, 그에게 “위아래 사람들과 잘 지내야지, 나무 하나로는 숲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편지는 2007년 10월 그의 두 번째 총리 시절 받은 것으로, “모두 한배를 타고 5년을 잘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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