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퇴근하고 보니..
곰지가 정원에서 비닐장갑을 끼고, 버섯을 뽑아놓았다.
전날, 버섯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글(독버섯 이야기)을 쓰고도..
저 풍성한 수확물을 보니..
저 통통한 버섯의 자태를 보니..
(전골이나 구이로) 먹고 싶어지는 것은..
야식과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나쁜 줄 알면서도 당직 때 라면을 끊지 못하는 것,
중독을 잘 알면서도 그 행위를 중단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반평생이 지나도록, 여전히..
자극과 일련의 반응..의 노예처럼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인지행동치료에서 말하는..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 임을 알아차린다..
자동적 사고는 인지치료의 핵심개념으로서 어떤 환경적 사건에 대해서.. 자기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떠오르는 생각을 말하며, 이러한 자동적 사고로 특정한 감정이나 행동 반응이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인지 행동 치료(認知行動治療, 영어: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또는 인지행동주의적 접근은 지금과 여기(here and now)를 강조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지의 변화를 촉진하는, 목표지향적이고 해결중심적인 치료이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왜곡된 생각을 찾아내는 기술, 부적응적인 믿음을 수정하는 기술,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맺는 기술,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기술,
그리고 문제가 되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기술을 익힌다. .. (즉..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힘과 기술을 키우는 방법이다.).. [출처: http://www.cbt.or.kr/content/info/info.jsp ]
..
이러한 인지(행동)치료는.. 빅터 프랭클이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간격이 있다고,
그리고 그 간격에서 우리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고 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 명상이나 요가의 마스터들이 말하는 것과도 같다.
..
즉.. 어제 내가 블로그로 쓴 버섯에 대한 지식들을..
그 (자극과 반응) 사이에 적절하게 끼워 넣을 수만 있다면...
그 지식이 온전히 나의 일부가 된다면..
버섯을 본 시각적 자극은.. 그 정보에 가로막혀서, 더 이상 먹는다는 욕구나 반응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된다.
그 지식이 온전히 내 경험, 내 일부가 되려면..
독버섯을 먹고 입원을 하는 등의 죽을 고생을 하면.. 100% 각인될 것이지만..
역시.. 그건 내키지 않는 방법이다.
공부하고 기억하고 되새기는 것은 가장 간편하고 수월하지만..
역시.. 효과는 그다지 없다. 효율이 미미하다(공부 안 한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부처, 공자, 예수,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이 휴지조각 마냥 지천에 널려있어도..
그 지식들이 우리의.. 자극과 반응의.. 간격에 끼어들지(통제하지) 못하는 이유다.
참.. 불합리하고..
인간답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인생 팁)(예절) > 식食'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 : 독소를 청소하면 왜 병과 비만은 사라지는가? -하비 다이아몬드 (67) | 2024.08.09 |
---|---|
피로를 동반한 심한 갈증엔 맥주... 좋은 이유 4가지? (69) | 2024.07.25 |
혼자 사는 일본인 남자에게서 배운, 새로운 스파게티. (68) | 2024.07.16 |
강아지풀과 라면 (55) | 2024.06.26 |
아침의 영광이 아닌 보릿고개의 구세주.. (82) | 2024.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