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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뻐꾸기 울음소리에, 낳은 정과 기른 정을 생각하다.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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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도 했고..
열대야도 있고..
새벽 4시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어두었다.
천둥과 함께 내리던 폭우는 새벽에 그쳤기에..
 
4시 좀 넘어가니..
뻐꾸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너무도 요란하여..
누군가가 밖에서 핸드폰 알람이라도 켜 놓은 듯하다.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해서.. 녹음을 했다.

 
한 2-30분을 간간히 울던 뻐꾸기는.. 조용히 지더니만..
 또.. 시간이 지나자 저 멀리서.. 다시 뻐꾹뻐꾹 거리기 시작한다. 좀 더 먼 산에 올라갔나 보다.
..
너무 시끄러워서 잠이 달아난 김에..
뻐꾸기에 대해서 검색해 봤다.
그리고.. 탁란(托卵)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탁란(托卵)에 대해서는.. 나무위키와.. 강화뉴스에서의 글이 정반대의 견해를 담고 있다.

탁란(托卵)은..  탁아소(託兒所, 1968년부터 어린이집으로 명칭이 바뀜)처럼..
아이를 맡긴 것처럼.. 알을 맡긴 것이다.
고아원(孤兒院)이나 보육원(保育院)처럼.. 아예 부모가 (없거나) 버린 경우가 아니었다.
..
 
https://namu.wiki/w/%EB%BB%90%EA%BE%B8%EA%B8%B0

뻐꾸기

두견이목 두견이과의 조류. 학명의 뜻은 '노래하는 뻐꾸기'. 뻐꾹뻐꾹하고 우는 소리가 특징이다. 한자로는 '布谷鳥/

namu.wiki

 
나무위키는 탁란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탁란을 기생충이나 악마로 보고..   당하는 입장의 대책이나 회피, 진화 등을 중점으로 다룬다.

 
http://www.ganghw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422

뻐꾸기는 왜 우는가? - 인터넷 강화뉴스

​애틋한 '부정父情' 실은 뻐꾹 소리며칠 전부터 앞산 뒷산에서 특유한 음정으로 호호호호 울어대는 검은등뻐꾸기 소리가 들려온다. 며칠 있으면 뻐꾹뻐꾹 하는 뻐꾸기 소리도 들려올 것이다.

www.ganghwanews.co.kr

 
강화뉴스에 나온 글은..
뻐꾸기가  우리나라에 5월 초순에 찾아와서... 3개월만 머무르고 지나가는 철새이기에..
먼 거리를 이동해서 체력이 고갈되었고..
집을 마련하고 키울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점을 열거하며..

어쩔 수 없는 탁란의 사정을 언급한다.

 
텃새들의 둥지를 이용하고 새끼들을 제거하기에.. 텃새들의 개체수가 지나치게 불어나는 것을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고..
(그렇게 억지로 장점을 찾으면..) 작은 새는.. 자기보다 큰 뻐꾸기를 먹이기 위해서 더 많은 벌레를 잡아야 하는 것도... 어찌 보면.. 해충방제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는..

뻐꾸기 같은 탁란조가 자기 새끼를 남에게 맡겼다고..

아이를 내다 버리는 비정한 인간부모처럼.. 관심을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뻐꾹뻐꾹 거리는 것은 수컷인데, 수컷 뻐꾸기는 틈만 나면 둥지 주변 나무 꼭대기 같은 데 앉아서 자신의 새끼가 남의 손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뻐꾹뻐꾹 자신의 울음소리를 새끼에게 들려준다고 한다.
그렇게 뻐꾸기 부모는.. 맡겨놓은 새끼에게 부모가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알려주고.. 대화하는 거였다.
지금도 들려오는 저 '뻐꾹뻐꾹'은.. 걱정으로 애가 타는.. 부모의 한숨소리 나.. 걱정 섞인 울부짖음이었다.
그래서. 새끼 뻐꾸기는.. 자기를 키워준 부모에게 말도 하지 않고.. 8월 초순이면 자기 친부모를 따라 훌쩍..  다시 남쪽지방의 외국으로 떠나버린다. (어린이집 원장님께 인사를 안 하고 떠난.. 아이처럼)
 
..


나는.. 글을 읽고.. 한참 생각했다.
 
낳은 정과 기른 정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뻐꾸기는.. 논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린이집에 맞벌이부부나 워킹맘이.. 아이를 맡긴다고..
아이를 기르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함부로.. 섣불리 재단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에 대해서 생각했다.
..
뻐꾸기는.. 같은 새이면서도....
새의 알과 새끼를 먹는 뱀이나,
며칠 전... 새둥지에서 떨어진 새끼를 물고 도망쳤던.. 우리 고양이 호두와
다름없는.. 작은 새들 새끼의 천적(天敵/natural enemy) 일뿐이다.
그들.. 자연의 경쟁과 조화의 일면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를 내다 버리는 파렴치한 악마들은.. 인간에게만 있는 듯하다.
아이를 내다 버리고.. 연락도 안 하던 악마들 중에...
아이가 죽고 나서 재산을 차지하려 드는.. 악마 중의 악마도 있고..
그 악마를 용인하는 법조계의 인사들도....
폐륜과 배은망덕을 넘어.. 악의(惡意)는..
다 인간사회의 작품이다.
 

뻐꾸기는 그만 미워하기로 했다.

비록 잠을 깨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