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앞의 로터리가 가까워지면서, 문득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난다.
건널목이 가까워질 수록.. 궁금해졌다..
클로버 왕국은 과연...
..
.
완벽하게 멸망했다.
흔적도 없이..
..
다르게 말하면, 그동안 지저분하던 길가의 화단이 깨끗해졌다.
..
한참 서서 보다가,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문명과 사회가 발전하고 고도화 된다는 것..
청결하고.. 편리하고.. 보기 좋은 세상, 환경이란..
이런 것이다.
..
하지만.. 그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이.. 아파트로, 새 아파트로.. 도시로, 서울로... 가는 이유다.
외국인들이 대단하게 여기는, 똥이나 쓰레기가 없이 청결한 거리,
정돈되고 말끔한 가로수와 거리..
온통 말끔한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 빈틈없이 깔끔해 보이는.. 도시..
..
하지만, 나는 한참 오래전(15년전?) 일본의 시골과 작은 마을을 여행하면서 다른 걸 느꼈다.
일본의 번화가를 벗어난..주택가를 가면.. 집 주변을 청결히 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꽃을 가꾸어서, 자기 집앞 길가 주변을 예쁘게 꾸미고, 장식해 놓았다.
우리의 주택가나 .. 시골의 모습과는 비슷한듯 하면서도.... .너무 많이 달랐다.
처음엔.. 몹시도 충격적이었다.
..
깨끗한 도시의 길옆, 화단에 심어지는 꽃과 나무는 정해져 있다. 조경식물, 가로수라고 한다.
가끔 잡초들이 자리잡고 피어나지만, 그것들을 방치하면.. 잡초들이 우거지고 망가지고 만다.
정작 가로수도 영양분을 잃고, 조경용 꽃들도 죽고 만다.
벌레도 자라고, 사람들이 쓰레기도 몰래 버리기 좋다.
정해진 그 이외의 이런 저런 목초나, 작은 풀꽃 들은... (비록 내가 사랑하지만..) 잡초다.
청소해야할, 제거해야할 뭔가다.
그리고 많은 돈을 들이고 수고를 들여서 노력해야만...
청결함이 .. 꺠끗함이 유지된다.. 문명이.. 좋은 환경이 유지된다.
..
이와 같다...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라는 체계, 근면과 성실, 자유와 권리, 정의... 등은..
이 대한민국이란 도시, 길위에.. 정해진, 필요한 것들이다. 이 사회의 근본 토대다.
그것 이외의 것들은.. 이 사회, 문화, 체계 내에서.. 잡초와 같다. (비록 그런것이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개방감과 유연함, ..등등의 뭔가를 줄 수 있다고 해도)
다원성, 소수의 권익이나 , 소수의 의견, 소수의 권리를 중시하고..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자기들 스스로는 어떤지 돌아봐야 겠다..
정작, 자신들도.. 아무것도 없는, 있어야 할 것만 있는 것(정돈되고 청결한, 세련된 환경)을 좋아하지 않는가?
단지.. 있어야 할 것이 ...
(오직) 자신들로 바뀌었을 뿐은 아닌가? (공생을 외치면서도..)
그렇게 주객의 전도를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공자님이 말씀하고 가장 중요시한, 분별分別은 우리 모두를 위해서 중요하다.
나는 ..작은 풀꽃의 아름다움과, 이름 모를 풀들이 식용으로도, 약용으로도 쓰일 수 있는.. 이로움을 잘 안다(알고 싶다)..
하지만, 이 도시가.. 거리가 유지되기 위해선.. 그들이 제거되어야 하는 이유와 필요도 잘 알고 있다..
..
일본의 주택가나 시골에서 보듯, 각자의 집앞 공간을 이용해서, 작은 화단이나 화분을 이용해서..
잡초들을 키울 수 있다.
이와 같이..
소수의 권익, 의견, 권리는.. 그와 같은 또 다른 분별된 공간을 통해서.. 지켜내고 보호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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