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길가 텃밭에 있는 유채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풍성한 노란색에..
사진을 찍고 보니..
옆에..
외롭게 두룹나무가 서 있다.
어제가 생각났다.
아는 분 집에서.. 두룹 데친 것.. (두룹숙회라고도 한다)..을 듬뿍 얻어 먹었는데..
식초를 좀 넣은 초고추장에 ..
데친 두룹을 찍어 먹으면. .정말.. 일품이다.
부드럽고, 단백하면서도, 고소한.. 고기를 먹는 듯 하다.
다시 생각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
몇 주 전부터..
아시는 분의 집 뒷산에는..
두룹을 딴다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왔었다고..
그리고.. 두룹의 씨가 말랐다고 한다.
그렇게.. 두룹나무는..
우리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늦은 봄엔.. 사람들에게 내내 시달려야 한다.
새 순이 올라오는 족족.. 사람들이 따 간다.
..
저렇게.. 날카로운 가시를 촘촘히 내어도..
인간의 봄나물 탐욕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장자의 무용의 용(無用之用)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만약.!..저 두룹이 알고 보니.. 몸에 해로운 뭔가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방송에 나온다면..
저 두룹은.. 쓸모없는 가시나무가 되어서...
자신의 어린 새싹을 보존할 수 있을 텐데..
우리의 삶과 인생에서도..
자신의 유능함과..무능함에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를 생각해 본다.
누구라도... 남들보다 좀 부족하거나, 무능한 점이 있을 것이다.(설령 남들이 모른다고 해도..)
하지만, 그것이 도리어 도움이 되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은..군대를 면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마치.. 새옹지마塞翁之馬 고사의 예처럼)
그러니.. 장점이든 단점이든.. (지금은 알지 못하더라도)
분명 자신에겐 도움이 되는 (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온전한 모습이다.
이렇게 무용의 용, 쓸모없음의 쓸모를 이해한다면..
자기 자신을 ..언제라도 긍정할 수 있게 된다.
꼭 잘나야만,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꼭 잘난 부분만 드러내고, 못난 부분을 억지로 감추려들면서..
주눅들거나, 자의식에 사로 잡힐 필요가 없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당당해지자.
단지, 말과 행동에 예를 지키면, 바르고 어긋남이 없어서..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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