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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모기의 교훈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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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문득.. 발의 복숭아뼈 부근이 가렵다. 왼쪽 발목이 가렵더니.. 오른쪽 발목도 가렵다..

잠결에 발과 발을 부비면서 긁어대다가..

그럼에도 너무 가렵고 팔도 가렵기에 잠이 서서히 깨어난다.

 

생각했다.

'뭐가 문제지?'

 

가을이 되면서.. 건조해서.. 늘 그랬듯이 피부가 너무 건조해져서 가려움증이 생긴 걸까?

아니면.. 뭔가 고양이에게서 옮은.. 작은 벌레가 있는 걸까?

아니면.. 하지불안 증후군 [restless legs syndrome] 같은.. 병일까?

날이 추워져서.. 모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화장실도 급해져서 일어났다.

돌아와서 혹시나? 하고 불을 켜고 살펴보니.. 벽에 모기 한 마리가 붙어 있었다.

 

요놈!

 

다들 깰세라..  전기 모기채를 꺼내와서.. 모기를 잡았다.

20241013



작은 모기는..  아주 소량의 피를 채우고 있었다.

.


새벽 3시에 흥분해서.. 살생을 했더니.. 잠이 안 왔다. (가렵기도 하고)

물파스를 바르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예를 들어 (현실은 아니지만..)..

호텔급의 아주 좋은 침구류,  아주 고급의 과학적인 침대.. 

적절한 온도와 쾌적한 침실 환경..

..

그 모든 것이 완벽히 갖춰진다고 해도..

이 모기 한 마리가 있으면.. 숙면은 불가능하다.

..

또 다른 예로..

아무리.. 치안이 훌륭하고, 이런저런 시스템이 잘 갖춰지고, 사회전반적인.. 국민들의 인성이 착하다고 해도..

.. 저 모기 같은.. 살인마나 범죄자 한 명이 있어도.. 안전은 불가능하다. 아니.. 누군가는 희생된다.

..

다시 말해서.. 완벽함이란.. 아주 사소한 것으로 완성된다고 말할 수도 있고..

반대로.. 완벽함이란 결코 불가능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


 

낮에 오죠사마와 대화를 하다가.. 이 모기 한 마리가 망쳐버린 숙면에 대한 예시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는 속담과 닮았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간밤.. 아니.. 새벽의 모기로 생각한 이야기를 해주며,

아무리 경제적이나 사회적으로 성취를 이루어도, 함께 사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 삶은 참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오죠사마는 손가락으로... 

조용히 나를 지적했다.

..

.

!?

'헉!'

 

나는 누군가의 삶, 또는 어떤 집단의 모기나 미꾸라지였을지도..하하하..ㅎ....

좀더 조신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