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출근길..
생각보다 춥다. 갑자기 너무 추워졌다.
태풍이 여름의 망령亡靈같던 열기熱氣를 모조리 날려 버렸나 보다.
좀 적당히 해야 하는데.. 너무 다 날려버렸는지... 초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반팔을 입고 나와서 더 춥다.
..
점심시간에 잠깐 나와서 할 일을 하고..돌아나오며,
발 밑에 굴러다니는 도토리를 보니..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 도토리 말고.. (차가운 바람은 예외로 두고..)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을 단서들을 찾아보고 싶어 졌다.
..
뒷산에 가면 너무 쉬울 것 같아서..
도시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도시는 변함이 없었다. 공사 중인 곳은 공사 중이고, 사람이 다니는 곳은 사람이 다니고..
온천천에 이르자, 지난 폭우가 남겨놓은.. 처참한 흔적들이.. 불어난 물과 함께.. 눈에 띈다.
암튼.. 도시의 어디에도 가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게 단념하고 돌아오는데..
꽃무릇(석산)이 보인다.
가을꽃이다.
폐가廢家, 공가空家가 많은 달동네의 나대지에 호박넝쿨이 가득한데..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아이 머리만 한 호박이 숨어서..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건널목을 건너자,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노랗게 잘 익은 은행들이 도로와 보도에 널렸다.
한 시간을 돌아다녔는 데....
꽃과 과실果實.. 만이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려줬다.
오늘날 사회는 문명의 발달에 힘입어.. 부동심(不動心) 인냥,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하다.
다르게 말해서.. 안전하고 안정되었단 얘기다.
달력이나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과 제철 과일..
사람들의 옷차림의 변화가 아니라면..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알기가 참으로 어려운 듯하다.
여러분 주변에는, 어떤 가을의 모습이 있나요?
제가 보지 못한 가을의 모습이 알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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