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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칡이 아닌 가시박의 파괴력과 나태, 권태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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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퍼져가는 가시박..

 

비가 오는 출근길.. 전철의 창밖으로 보이는 산천을....

온통 가시박이.. 마치 초록의 융단처럼  뒤덮고 있다.

20240921

 

가시박은 덩굴식물이기에 칡과 비슷하면서도 줄기와 잎이 호박에 가깝다.

혹시나 하고 남겨두거나, 그렇게 자라고 있으면.. 초록이 넘실거리는 풍경을 선사하는 듯해주는 듯 하지만.. 

 

 다른 식물들과 나무들의 자리를 뒤덮어  넓은 잎은 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서 광합성을 방해하고,

다른 식물이 못자라게 하는 타감물질을 분비해서.. 토착식물들을 쫓아내고 자기들만의 세상으로 만든다.    

 

한해가 지나면 다음과 같이 기존에 있던 식물과 나무는 다 사라지고 만다.

황폐해진다.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icyos_angulatus_infestation_on_river_Po_banks_03.png#/media/File:Sicyos_angulatus_infestation_on_river_Po_banks_03.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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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박(Sicyos angulatus)은 북미 원산의 박과 식물로 한해살이풀이다.
 

Sicyos angulatus , 원시드 버 오이 또는 스타 오이 the oneseed bur cucumber or star-cucumber는 북아메리카 동부가 원산지인 박과(Cucurbitaceae)에 속하는 1년생 덩굴식물입니다. 이 식물은 덩굴손을 사용하여 매트나 덩굴을 형성합니다. 잎은 손바닥 모양의 맥이 있고 엽상이며, 꽃은 녹색에서 황록색이고, 과일은 매우 작은 페포스가 덩어리로 맺힙니다.
잎은 얕게 갈라진 손바닥 모양이고, 덩굴은 주위 식물들을 지지대 삼아 4 ~ 8 m까지 자라는데 덩굴 전체에 가시가 있다. 가시박은 덩굴식물이기에 언뜻 보면 칡과 비슷하면서도 줄기와 잎이 호박에 가깝다. 흰 꽃은 암꽃과 수꽃으로 따로 피고 8월에 개화한다. 가을이 되면 흰 가시로 뒤덮인 별사탕 모양의 길이 1cm 정도쯤 되는 열매가 열리는데, 번식력이 뛰어나 1그루 당 씨가 2만 5천 개 이상 달리기도 한다.
 
가시가 작고 단단하며 탄력이 있어서 얇은 옷을 관통하기도 하며, 간혹 제대로 찔리거나 베이면 꽤 쓰라리다. 열매는 쓰고 떫어서 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대한민국 환경부에서 2009년 6월 1일 가시박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했을 만큼 악명이 높다. 심각성을 다룬 뉴스도 여러 차례 나왔다.  

가시박이 자라는 곳에는 다른 식물들이 자랄 틈이 없다. 5월에 싹이 나고 그 후에는 주변 식물들과 경쟁해,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살길을 찾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넓은 잎으로 들녘을 덮어 황량한 벌판에 조경수 역할을 대신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순식간에 다른 식물들의 자리를 뺏는다. 넓은 잎은 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서 광합성을 방해하고, 가시박 덩굴손은 나뭇가지를 휘어 감는다. 그리고 더 이상 뻗어나갈 나무를 찾지 못한 가시박은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고, 지붕 위까지 뻗어 오른다. 들녘이 그들의 세상이다. 가시박이 침투를 하면 자생식물들은 그 자리를 내주고 떠난다. 

강릉원주대 김희석 조경학 박사는 "날이 갈수록 가시박의 번식 속도는 걷잡을 수가 없습니다"라며 "더 큰 문제는 가시박으로 인해 우리 고유의 식물종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그 심각성을 말한다.

특히, 가시박이 낙동강 등 4대강 사업지부터 서식지를 넓혀 수도권까지 진출해 강변을 점령해버린 상황. 식물 전체에 잔뜩 난 가시 때문에 제거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다. 엄청나게 넓게 펼쳐져서 자라는 데다가[1] 타감물질을 뿜어서 다른 식물들을 터에서 배제하고 오로지 자기만 살 수 있는 땅으로 유도하여 땅을 가시박 투성이로 바꾸어버린다. 가시박이 어째서 주변 식물들, 특히 토종식물들의 천적인지 알 수 있다.

환삼덩굴도 가시가 많고 덩굴로 자라 왕성히 번식하여 악명이 높지만 먹을 수도 있고 네발나비와 공작나비라는 천적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탈모 방지 성분이 있는 것 때문에 탈모 방지 제품의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뉴트리아도 번식력 때문에 골머리를 썩게 하지만 웅담 성분이 발견되어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잡는 덕에 조금은 한숨 돌린다. 하지만 가시박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데다 뿌리만 남으면 계속 올라오는 등 번식력만 좋다. 아직까지 가시박의 번식을 효율적으로 억제하는 방안이 없다. 잎을 쪄서 호박잎처럼 쌈을 싸 먹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지만, 맛이나 식감이 별로 좋은 편이 아니라서 일부러 캐서 먹을 정도는 전혀 아니다. 이외에는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이 야금야금 갉아먹는 것 정도이다.

본디 가시박은 안동오이에 접붙이기를 해서 더욱 줄기가 튼튼한 잡종을 만들기 위해 들여온 식물이었다.[2] 그러나 접붙이기가 운과 난이도가 따르는 기술이었고, 접붙이기에 실패한 개체들이 야금야금 버려지면서 이 지경이 났다.

하지만 환경스페셜 가시박편에 의하면 오이와 접붙이기로 만들어진 종자는 한 번쯤 들어봤을 안동오이인데, 해당 오이 개발자는 이미 1989년도에 한국 노지에서 무성한 가시박에 접붙이기를 했다고 한다. 해당 영상팀이 추적해 본 결과 포천 등지의 미군 식료품 공장에서 유출돼서 1960년대 말쯤엔 퍼졌다고 한다

참으로 얄궂게도 강변에서 행하는 불법 경작이 가시박의 번성을 틀어 막았었지만, 관공서에서 불법 경작을 단속하여 줄어들자 가시박은 번성할 기회를 잡았다. 다만 불법 경작 또한 미관을 해치고 비료 등으로 수질오염을 일으키므로 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셈.
 
한국에선 무쓸모한 생물로 여기고 실제로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지만, 원산지인 북미에선 과거 원주민들이 약용으로 썼다고 한다( Sicyos angulatus의 잎은 요리해서 녹색 야채로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식물의 달인물은 성병을 치료하기 위해 전통 아메리카 원주민 의학에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wikipedia). 지금도 어떻게든 이 녀석의 쓸모를 찾아내기 위해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열(淸熱),[3] 살충(殺蟲), 비알콜성간질환, 항염 등에 어느 정도 효과는 있어보이다만, 2024년 되도록 어쩌다 논문 몇 개나 찾을 수 있는 수준에서 그친 걸로 봐서 실효성은 별로인 듯.

꽃과 꿀이 많은 밀원식물이기 때문에 양봉 농가 한정으로는 고마운 식물이다. 반대로 말하면, 개화기에 방제한답시고 농약을 뿌리면 양봉 농가가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는 뜻이다. 비슷한 악명을 떨치는 환삼덩굴도 꽃가루가 많기 때문에 꿀벌들이 좋아하는 식물이다. 

꽃말은 '기다림'이다.

 

매일 지나면서 보던 가시박 덩굴인데..

요즘들어..가을을 먹어서인지....왠지 우중충하고, 활력이 감소하니..

가시박 덩굴이 내 마음 같다.

마음속에서.. 게으름이 가시박처럼 자라나서.. 온통 뒤덮은 듯하다.

 

저 무시무시하게 퍼져나가는 가시박의 모양새는..

바이러스 같기도 하고..

인간의 욕망이나 중독과 같아 보이기도 하고..

인간.. 그 자체인 듯도 하다.

 

가시박이 산천을 황폐화시키듯..

내 마음속의 게으름, 나태, 권태가.. 나를 황폐화하기 전에..

거둬들일 것인 거두고, 제거할 것은 제거해야겠다.

이를 위해서..

다시 가시박의 제거방법에서 배우게 된다.

가시박이 너무 자라면 제거가 어렵기에.. 처음 자라기 시작할 때 제거해야 하듯이..

게으름과 나태, 권태(또는 다른 어떤 파괴적이고 해롭고 중독적인 것들)가 자리잡기 전에 (의식적인 노력으로) 빨리 빨리 제거해야 겠다.

 

너무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이미 늦었다면..

가시박이 1년생이라 겨울이 지나면 사라짐을 떠올려 보자. 이미 큰 피해를 입히고 난 뒤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처럼..

너무 힘들면.. 버텨보자.  그렇게..우리에게 겨울이 찾아오면..  그 겨울마저 버텨내면..

결국엔 봄(새로운 기회)이 온다.

 

 

황폐-화 (荒廢化) 「명사」 「1」 집, 토지, 삼림 따위를 거두지 않고 그냥 두어 거칠고 못 쓰게 됨. 또는 그렇게 만듦.
황량하다 荒涼하다 Adjective 1. desolate; deserted 집, 땅, 숲 등이 거칠어져 못 쓰게 되어 쓸쓸하다.

권ː태, 倦怠 명사 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