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여인의 키스 세계문학전집 37-마누엘 푸익 저자(글) · 송병선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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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재밌는 소설이다.
책의 두께는 거의 400페이지 분량이라서, 연보랑.. 주석을 빼도 양이 많지만..
그냥 쭉쭉 읽게 된다. 치밀한? 단순한? 구성 때문이다.
단지, 두 사람이 등장하고.. (초반엔) 둘의 대화로만 이뤄져 있다.
처음엔.. 둘의 성별도 잘 모르겠다.
어디서 이야기 하는 줄도..
그렇게.. 뜬금없이 마구마구 이야길 하는데.. 주로 과거에 본 영화 이야기가 많다.
문제는...그 영화 줄거리가 너무 재미있다.
나도 모르게 그 영화 줄거리를 듣는 데 열중하게 된다..
이런 식이다.
아무튼..
이 소설 한권을 읽으면.. 재미난 고전 영화 여러 편을 같이 본 거랑 다름없게 된다.
거기다가..
두 사람의 사이의 미묘한 관계, 각각의 사연들..
그들을 둘러싼 또 다른 이야기들...
..
마치 양파처럼, 까고 또 까면서..
마치.. 서서히 불이 밝아지는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 된다.
그렇기에.. 뭔가 사소한 이야기라도.. 내가 여기서.. 더 알려주기만 해도..
스포일러가 되기에..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다..
물론.. 나중에.. 아주 역겨운 장면들이 (3D 직종에 종사하는 나조차도 역겨울 정도로) 나오고..
심지어, 그 장면은.. 나중에 나올.. 더 역겨운 장면들의.. 러허설에 해당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작가의 다분한 의도..
마르크스주의, 히틀러의 나치즘, 소수성애, 변태성욕 등.. 상당히 다양한 것들을 다루기 위함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엔.. 마뉴엘 푸익이 교묘하게.. 변태성욕,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듯하면서 실제론....극도로 힐난하는 것 같다)
결국.. 돌아보면..
누가 거미고, 누가 거미줄에 걸렸는지.. 정말 헷갈리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난.. 내가 거미줄에 걸렸을지도..)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는 배고픈 떠돌이 개처럼... 양판소 웹소설을 뒤적거리지 않고..
피서避暑용으로.. 걸작 소설들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건..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특히.. <민음사>의 번역은.. 요전에 읽었던..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느꼈지만..
정말 매끄럽고.. 읽기가 편했다. 송병선 번역가님 감사합니다.
마누엘 푸익 <천사의 음부>란 책도 국내에 나왔다니.. 나중에..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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