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4년 전의 일이다.
직장에 새로운 젊은 직원이 들어왔다.
조금 통통하고, .. 전혀 붙임성이 없던 그녀는..
다음날,.. 연락도 없이 출근하지 않았다.
나는 그 태도에 반감을 느꼈지만,
같이 일하던 연배가 있던 동료분이 말씀하셨다.
"잘한 거야.. 그녀는 자기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야."라고..
그 말을 듣고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요전에 날이 추워질 때, 꽃 화분들을 지하의 창고로 내렸다.
그렇게 잊고 있다가..
짐을 챙길 것이 있어서 지하창고에 들어갔다가 돌아 나오다.. 깜짝 놀란다.
거긴.. 비밀의 화원처럼.. 화사한 봄이 피어나고 있었다.
느끼는 바가 있었다..
..
그간 글을 쓰려다가.. 그 느낀 바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가..
오늘 아침 문득 생각이 났다.
..
꽃들은 자력으로 추위를 피할 수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 꽃들을 살리기 위해 자리를 옮겨 피난을 보낸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보호를 위해서 스스로 피난하는(도망가는) 것은 어떠한가?
..
쉽지 않다. 남의 눈치나 평판을 지레짐작하면서..
이직의 귀찮음과 스트레스를 떠올리면서...
갈 곳이 없다고 지레짐작하면서.. 그나마 여기라도 어디냐며 자위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정신, 건강을 소진시키면서.. 고집스럽게 꼿꼿히 버티려 든다.
저 꽃처럼 꾸준하게 .. 한 겨울에도 꽃을 피우려면..
빛이 많이 들진 않아도, 따뜻한 공간 차가운 바람이 없는 곳으로 피해야 한다.
자기에게 맞는 곳으로 도망가야 한다.
결국.. 그 어린 여성분은.. 14년 전에 떠났던 이 직장을..
나는 15년째 .. 지키고 있다.
누가 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인가?
누가 더 자존감이 있는 사람인가?
물론.. 지나친 자기애, 자아비대는.. 이기적이고 나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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