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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및 구매후기

종이책의 장점은..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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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서 프린터 용지를 꺼내다가..

툭하니.. 책이 한권 떨어진다.

..

요전에 오죠사마랑 곰지에게 선물했던 책이다.

..

책의 보드라운 감촉과 잡히는 두께..

페이지가 넘어가는 질감..

..

그렇게..

한 참을 만지작 거렸다..

...


요즘은.. 전자책만 읽는다.

요전엔... 종이책만 읽었다. 책을 읽고 온통 메모하고, 줄 긋고,...

그렇게 모든 책을, 결코 중고책방에서 넘나보지 못할 책으로 만들었다.

책장에 분류해서 꽂아두면..

글을 쓰고, 책을 쓰다가 필요한 것들을 바로 바로 찾을 수도 있고..

..

하지만..

그렇게 한 천권이 넘어가니.. 감당이 안된다.  방 전체를 책으로 채우고 나니..

물리적, 공간적인 한계가 있다.

..

.

그렇게 나는 책들을  다른  곳의 창고에 다 모셔다 두었다..

아마도.. 요전에 가끔 물난리가 났던.. 그곳의 책들.. 그 많은 시집들은.. 이제는..못쓰게 되었을 듯..

..

 

종이책의 한계는..

그 장점과 같다.

장점의 그림자다.

 

 

하지만.. 책의 장점은..

몇 년만에 다시 들어보니 알겠다.

..

실존이다.

책은 살아있다.

만질 수 있고, 책장이 넘실거리며 살아 움직인다. 

나의 손에 따라, 그림자가 지고, 글자의 장평과 크기가 달라진다.. 입체적이다.

..

어려서.. 아이들에게  TV를 보여주는 것은.. 아이들이.. 2차원 평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에..

그걸로 영화나 뭔가를 많이 보여줘도 그렇게 학습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교 연구진은 종이책으로 읽혔을 때 아이들이 책 내용을 더 많이 이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디지털 매체의 특성상, 전자책은 아이들의 집중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전자책의 경우 e-book 리더기나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는 아이들에게 장난감과 같은 인식을 주어 책의 내용에 대한 집중이나 상상력 발달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 검색해 보니. .비슷한 정보가 있는데.. 단순히 장난감 같은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평면적인 것들은.. 뇌에 실제로.. 의미있는 것으로 인지되지 못하기에.. 학습용으로 부적합하다고 했다. 물론 아이들의 경우에 한해서..

..

책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평면의 화면에서 아무리 입체감을 주고, 페이지가 넘어가는 식의 페이지넘김이 있고, 소리가 나도..

그건 살아있는 실제가 아니다.

 

책의 분량.. 내가 얼마나 읽었는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동시에 눈으로 파악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단순히 글을 읽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시각적인 정보들이 저절로 들어온다.

 

물론.. 이 모든 것들도.. 전자책에서 구현해 내고 있지만..

역시..

손에 잡히는 그립감.. 촉감..

무게감의 변화..

종이라는 거칠고 까끌한.. 매끄러우면서도.. 보드라운.. 따뜻한 그 느낌..

..

.

아..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역시.. 진짜 책이 좋긴 하다.

 

소설가 한강의  '2019 서울국제도서전' 강연의  말로 이를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이 아날로그에 굶주리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에 배고파 있다고 생각한다. 모니터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의 총합이 아니라 손으로 만질 수 있고 크기와 무게가 있고 감촉이 있는 매체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

내가 아주 넓은 집..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