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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120권 50년. 남은 삶과 그 이후에 대해서..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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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문고는 우리나라엔 잘 없는 페이퍼백 시리즈가 있다.

얇고 작아서, 언제라도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예를 들어, 예비군 나가면서 포켓에 넣어 가면, 산속 참호에서 대기하면서 읽기 좋았다.

대략 30-40권이상 갖고 있는데..

 

어느 날..

120권 50년 대여로 리디북스에서 나왔다.

당시 30대 중후반이었던가?

대략 계산해 보고.. 대여기간보다 오래 살지 못할 듯해서 구매했다.

벌써 좀.. 오래된 이야기다.


 

<빙점>으로 국내에서도 아주 유명했던 작가.. 미우라 아야코 의 

 <살며 생각하며>를 재미나게 읽고 있다..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 에세이

 

 

현재와 아주 닮은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는.. 그녀의 독특한 개성과 글솜씨로.. 살아난다.

조금 별종인 그녀의 이야기를 아껴서 조금씩 읽고 있는데.. 

찾아보니, 그녀가 1999년 10월에 사망했음을 알고..

인간의 삶을 돌아본다.

 

문득.. 이 전자책도..

마찬가지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리더기는.. 범우문고 전용으로만 쓰고 있다..

 

범우문고 120권.. <오 고독이여>는 책으로 4번 이상 읽은 듯..<인생론>도 2-3번은 읽었고..

 

요 얇은 이북 기기하나에.. 120권의 책이 들어있는 셈이다.

 

120권만 해도, 벽면을 채운 2-3개 책장의 한 줄을 다 채워야 한다.

 

요전에 벽면을 채우던 책장과 책들은 좁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다 창고로 보내졌는데..

좁은 집에선.... 책은 그의 육신을 버려야 했다.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자리를 양보해야만  했다.

 

하지만, 책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저 단말기와 내 핸드폰과 패드에도 들어있지만..

내 머릿속과 기억 속에도 남아있다.

..


저 책들처럼..

내 육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나라는 존재는.. 나를 기억해 주는.. 

의미가 있던 관계에서 남아서.. 나는 살아있게 된다. (마치 책처럼.. 나에 대한 추억을 들추면서..)

 

물론 50년 대여기간이 끝나면 사라질 저 책처럼.. 그마저도..

몇 세대가 지나면 사라지고 말 것이다.

 

코코 (2017) Coco

 

요전에 봤던.. 애니메이션 <코코>가 생각난다.

기억이란.. '존재'와 같다.

양자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코코>에서도 강조했듯.. 사람들이 기억하는 사람..

다시 말해서 추억하고.. 좋은 감정을 간직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마치 좋은 고전이 몇 백, 2천 년이 지나도 읽히는 것처럼..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물론, 좋은 사람은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