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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는 아주 재미있는 책, <오래된 지혜>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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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고대 철학에 대한 이야기 같은데..

아주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책이다. 

..

<오래된 지혜>  - 김선자

 

 

중국어학자/중문학자 신화/설화연구가
저자 김선자는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중국어문학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신화와 중국의 인문지리에 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저자, 김선자는 신화와 설화를 조사하고 취합하신 분이라고 하는데..

이 책은 그가 모은 신화와 설화의 모음집이다.

단순히 이야기를 모은 것이 아니라, 저자의 생각과 의도에 따라.. 전설과 설화의 취지를 이해하려고 든다.

..

마치 신화와 설화가 어떤 진실된 과거였던 것처럼, 또는 마법이 실제로 있던 세상이 있었던 거처럼 말하는 것은 좀 거북스러웠다. 그렇게 초반에는 신화 세계를 미화하다가, 점점.. 난폭하고 잔인하고.. 인간 못지않게 추잡한 신들을 다루면서는.. 그런 목소리가 쏙 들어가는 것은.. 이 글을 쓸 때, 참 오랜 시간이 걸렸기에 나타난.. 저자의 생각의 변화가 반영된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저자의 한계가 분명한 식견으로.. 일방적으로 단정하거나 의견을 끌고 가는 부분도 가끔 보인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은 차치하고도..

전혀 알지 못했던 설화, 신화들을 읽다 보면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프롤로그 타르바가 지구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것은==> 아주 인상적인 도입부라 생각한다.

1부 태초의 시간만이 알고 있는 이야기

1장 만물의 형제였던 최초의 세상 속으로
:인간 탄생 ‘매뉴얼’을 보니
:알에서 함께 깨어난 것들
:산들이 낳은 인간-쿤룬 산맥과 옥룡설산 이야기

2장 비의 신이 대홍수에 흘려보내려던 것은
:우레신을 위한 변론
:속임수에 징벌을 내리다
[함께 읽는 신화] 세상에 속임수가 가득해진 이유

3장 인간은 왜 불멸의 삶을 버렸나
:돌로 만든 인간들이 영원히 살아가는 세상
:죽지 못하는 고통에 울다
:신화, 균형을 말하다
:서울 골목길에 나타난 <원령공주>의 멧돼지
:실험실의 청개구리가 되기 싫다면

4장 신화, 인간의 조건을 말하다
:첫 번째 조건, 선량함
:두 번째 조건, 지혜
:세 번째 조건, 나눔
:네 번째 조건, 성실함
:세상에서 가장 어둡고도 밝은 것은 무엇일까
[함께 읽는 신화] 왜 홍수 신화에서 조롱박이 인간을 구할까

2부 신의 후예들이 사는 법

5장 곡식을 위해 노래를 부르다
:숨어버린 곡식을 찾아낸 뱀과 거머리
:곡식에게도 영혼이 있으니
:신과 함께 농사를 짓는 사람들
:사탕수수를 위해 나무를 베다
:작물의 다양성과 문화적 다양성
[함께 읽는 신화] 인간은 반드시 새와 쥐에게 곡식을 주어야 하니

6장 숲과 인간이 동시에 길을 잃으면
:북대황의 눈물
:벵골보리수, 한 그루가 숲을 이루는 나무
:여아삼, 딸아이를 위한 삼나무
:숲이 있어야 물이 흐른다
:‘인간화된 숲’은 영혼의 뿌리이니
[함께 읽는 신화] 나뭇잎으로 사랑을 전했던 사람들

7장 나무의 신화, <아바타>의 서사로 되살아나다
:<아바타>에 담긴 숲의 생태학
: 태반에서 과일나무가 자라다
: 나무에서 태어난 아이들
: 그들이 나무를 섬길 수밖에 없는 이유

8장 꽃이 웃으면 아이가 웃는다
: 불사의 여신 서왕모에게 약초를 바치는 까닭은
: 꽃의 신화, 투기로 얼룩지다
: 낙양의 모란도 그렇게 졌으니
: 꿀벌이 죽어가는 시대, 꽃들도 영혼을 잃는다

9장 돌도 옮기면 사흘을 아파한다
: 벼랑 끝에 서 있는 몽골
: 초원을 어머니의 ‘몸’으로 생각한 사람들
: 땅 위의 것이라면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
: 넌강의 초원이 된 청년을 위하여
[함께 읽는 신화] 신화 속 하얀 돌과 붉은 돌

10장 개구리를 먹어치운 인간이 갈 곳은
: 개구리, 우레신의 딸
: 인간의 이성, 개구리 껍질을 태워버리다
: 고기를 얻기 위한 ‘기술’보다 탐욕을 내려놓는 ‘가치’를

11장 탐욕, 용의 비늘을 건드리다
: 이데올로기에 가려진 용의 신화
: 용, 마을 앞산에 살고 있는 조상님
: 용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다
: 티베트의 ‘루’와 나시족의 ‘수’, 금기의 생태학

12장 늑대에게 사라질 자유를
: 초원의 모든 늑대는 싸우다 죽는다
: 늑대, 유목 민족의 어머니
: 늑대가 사라지자 알게 된 것들
: 그들의 마지막 춤을 위하여

3부 오래된 이야기에서 찾은 내일의 답

13장 황하의 물이 맑아지는 날이 온다는 것은
: 황하를 다스리는 일, 제왕의 꿈
: 싼먼샤 댐, 환호성이 비탄의 눈물로 변하다
: 싼먼샤의 기억을 뒤로하고 싼샤 댐을 만들다
: 곤의 치수, 막는 방법으로 실패하다
: 우의 치수, 트는 방법으로 성공하다
: 우리의 강이 다시 흐르려면

14장 태초의 리더들에게서 배우다
: 영웅 서사시가 보여주는 영웅의 전형
: 생명을 ‘살리기’ 위해 활을 쏘는 영웅들
: 망예와 멍여우, 두려움 앞에 서다
: 다시 나타날 영웅을 위하여

15장 파라다이스를 꿈꾸고 있다면
: 황제의 곤륜산, 신화 속의 파라다이스
: 테드 터너의 들소 목장, 신자유주의의 파라다이스
: 알라무트 요새의 환각에 빠진 청춘들
: 닫힌 낙원은 낙원이 아니다
: 신과 인간이 만나는 그곳
: 일상을 파라다이스라고 부르는 사람들

16장 인간만이 말을 한다는 착각을 버려야
: 바이족 아이들, 자연에서 답을 찾다
: “애니미즘 문화는 확실히 옳았어요”
: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없는 사람들의 세상
: 사람의 눈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

17장 뒤를 돌아보면 답이 있다
: “제가 흘린 피 위에 나뭇잎을 덮어주세요”
: 자연이 불멸의 존재인 이유는
: 홍수 이후의 세상을 살아갈 방법
: 오만해진 사냥꾼의 총을 거두며

부록
: 이 책에 나오는 여러 민족들
: 참고 문헌
: 찾아보기




설화와 신화는 메타포(Metaphor)다.

인간 사회에서 육체적으로 더 이상 생산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그들의 삶과 경험을 토대로 알게 된 지식들을 

그들의 자손들에게 교육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것(이야기)이라고 봐야 한다.

.. 저자의 책 내용 중에도 이런 견해가 나오고 전적으로 동의한다.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지식과 가르침에 흥미를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이야기다!

미주알 고주알 해봤자, 재미가 없으면.. 전혀 귀담아 듣지 않는다.

그렇게.. 재미난 이야기엔 진리와 가르침이 은유(隱喩)로 녹아들어 있다.

.

특히..  '4장 신화, 인간의 조건을 말하다'편은 아주 인상적이고, 체계적이라서 놀라게 된다. 

나는 공자님의 <논어>의 원형이 이와 같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첫 번째 조건, 선량함??? 이 선량함은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고.. ==>  외모, 청결함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누락된 듯하다.
:두 번째 조건, 지혜
:세 번째 조건, 나눔
:네 번째 조건, 성실함
:세상에서 가장 어둡고도 밝은 것은 무엇일까

 

 

 

천신의 딸이 외눈박이 청년에게 질문한 내용이 아주 인상적이다..

 답변해 보자. 그럼.. 천신의 아름다운 딸과 결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세상에서 소금을 넣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건 무엇이지요?
씨앗을 뿌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열매는 무엇일까요?
산 위에서 물을 주며 기르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건 무엇이며,
기르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고기는 무엇일까요?
입이 있으나 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며,
입이 없으나 사방으로 소리를 내는 것은 무엇일까요?
또한 대낮과 어두운 밤을 아는 것은 누구일까요?

 

 

웬만한 판타지 소설, 웹소설 보다.. 재미있다.

그리고, 그런 소설이나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 소재를 제공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 자체가 아주 훌륭한 지침서, 교육서가 되기도 한다.

 

책의 보물 같인 이야기 모음과 주제의식과는 별개로..

나는 저자의 .. 말로만 자연친화적인.. 이상주의적인.. 그럴듯한 공허한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

자연의 노예 상태나 마찬가지인 과거를 동경하는..

정작 그런 삶을 인정하지도 살려고도 않으면서.. 책상 위에서 몽상만 하는 셈이 아닌가? 

호완마마에서 대한민국이 자유로워진 것은 불과 몇 백년이 안된다. 

호랑이의 도시락으로 살고 싶은 인간이 어디 있는가?

나는...엘론 머스크나  <The Path>의 저자 파이클 푸엣 교수 같은.. 분들이 말하는..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해결책이 옳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책은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