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https://x.com/i/status/2052891599311704314
X의 박주현님(@muzlandju)
어제, 대한민국 권력 서열의 최정점에 있는 세 명의 남자가 약속이나 한 듯 카메라 앞에서 잇따라 눈물을 흘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버이날 행사에서 순직 소방관 유족을 만나 울먹였고, 정청
x.com
어제, 대한민국 권력 서열의 최정점에 있는 세 명의 남자가 약속이나 한 듯 카메라 앞에서 잇따라 눈물을 흘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버이날 행사에서 순직 소방관 유족을 만나 울먹였고, 정청래는 허술한 계엄 수첩을 언급하며 "꽃게 밥이 될 뻔했다"고 즙을 짰다. 입법부 수장인 우원식은 39년 만의 개헌안 표결이 무산되자 단상에서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쳤다. 대통령, 여당 대표, 국회의장의 릴레이 오열이 하루 동안 생중계되었다. 이쯤 되면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더불어착즙당', 혹은 '징징당'으로 바꿔 달아야 할 판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하루에 쏟아진 이 세 편의 멜로드라마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그들이 눈물을 훔친 무대 뒤편의 거친 팩트들을 차갑게 복기해야 한다.
가장 먼저 눈시울을 붉힌 이재명. 국가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부모를 위로하는 자리는 마땅히 숙연해야 한다. 그러나 그의 눈물이 카메라를 의식한 값싼 연기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플래시가 터지는 행사장을 떠나 그가 그토록 철저히 외면해 온 '무안공항 참사'의 유가족들부터 찾아가는 것이 순리다. 정작 위로가 절실한 참사 가족들의 곁은 비워둔 채, 선택적 애도로 눈물을 짜내는 모습은 기괴하다. 더구나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지역 최고 수준의 권역외상센터를 놔두고 기어코 헬기를 띄워 서울대병원으로 도망치듯 날아가 응급의료체계에도 권력과 특혜가 작용한다는 씁씁함만을 안겼던 그의 과거를 기억하는 국민에게, 그 눈물은 그저 잘 짜인 세트장 위의 연극처럼 보일 뿐이다.
두 번째로 손수건을 받아든 정청래 대표의 상황은 한층 더 희극적이다. 1심 법원조차 "신빙성이 낮다"며 배척한 조악한 '노상원 수첩'을 흔들며 그는 암살 서사의 비련의 주인공이 되었다. 연평도 꽃게에게 "오빠라고 해봐"라고 했으면 집게발로 물어버렸으려나? 꽃게에게도 취향은 있을텐데 말이다.
대미를 장식한 우원식 의장의 눈물은 후안무치의 절정이다. 그는 개헌이 무산된 것을 개탄하며 단상에서 헌법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그가 앉아 있는 '국회의장'이라는 자리의 무게와 그의 궤적은 철저히 모순된다.
그는 입법부의 수장이기 이전에,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질기게 얽힌 '사법적 공동체'의 일원이다. 남편이 권력을 잡았다는 이유만으로 대법원 항고 심리마저 기괴하게 멈춰버린 영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불법 유용 사건. 바로 그 재판에 증인으로 개입해 포스기 기록에도 없는 뻔뻔한 위증을 했다는 짙은 의심을 받는 우원식의 아내, 이렇듯 이재명과 영혼의 원팀이, 어떻게 국회의 중립을 지키는 의장석을 꿰차고 헌법을 논할 수 있는가.
더욱 기가 차는 것은 그의 선택적 기억력이다. 과거 현 야당이 다수당이던 시절, 우 의장은 "협치를 위해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는 민주당에 줘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던 인물이다. 소수파 시절에는 그토록 견제와 균형을 읊어대더니, 막상 자신들이 사법 카르텔로 묶인 거대 권력이 되자 야당의 동의도 없는 일방적 개헌이 무산됐다고 단상에서 즙을 짠다. 부끄러움이라는 감각이 신경계에서 완전히 삭제되지 않고서야 연출할 수 없는 촌극이다.
무안공항 참사 유족은 외면한 '선택적 눈물', '공포 팔이 눈물', 멈춰버린 재판의 사법 카르텔이 부르짖는 '내로남불 눈물'. 명분도 결도 다른 이 세 가지 눈물이 하필 같은 날 터져 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자신들의 도덕적, 사법적 파탄을 은폐해야 할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은 대중을 향해 일제히 짠물을 배출하는 것뿐이다.
카메라가 꺼지고 세 남자의 손수건은 수거되었다. 권력 앞에 대법원의 심리마저 멈춰 섰지만, 결코 지워지지 않는 팩트가 있다. 그들이 카메라 앞에서 눈물 연기를 펼치는 이 순간에도, 무안공항 참사 유족들의 피눈물은 마르지 않았고, 국회의장 아내가 밥값을 냈다고 억지를 부린 그 시각 낡은 식당 포스기에는 여전히 현금 결제 내역이 단 1원도 찍혀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