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분 41분, 1482회의 전투, 3988명의 몬스터,..
드래곤퀘스트 4를 끝냈다.
엔딩을 보면서.. 이런저런 감상에 젖는다. 많은 것을 배운 여정이었다.
몇 가지 배운 교훈을 정리해 본다.
1. 노가다의 중요성..그리고 계획 있는 삶의 필요성
역시, 노가다가 중요했다. 순화해서 말하자면..'성공에는 꾸준한 노력과 반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공략집이 없이는 ..너무 방황하게 되거나 (필요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공략집은.. 일종의 가이드라인, 또는 지침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인생에서는.. 상식이나.. 삶의 행로.. 일반적인 삶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태어난 사람의 인생은 대략 다음과 같지 않을까?
병원출생- 조리원 1-2주- 유치원- 영어유치원-태권도장- 초등학교/학원- 중학교/학원- 고등학교/학원- 대학교/?? - 이런저런 시험, 고시- 직장- 은퇴- 시니어클럽- 요양원- 무덤
자신이 현재 처한 위치에서.. 그다음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왜 가야 하는지..) 잘 모른다면..
중-고등학교를 가야 하는데.. 가출해서.. 방황한다거나..
대학교를 마치고 취직을 해서 전문성을 쌓아 올려야 하는데.. 백수로 빈둥거리며 지낸다거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야 하는데... 즐기고만 산다거나..
하면서.. 길을 잃고 만다.
..
아무튼 드퀘를 하면서도..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안 되어서 결국 공략집을 펼쳐봐야 했다.
대략 어디 어디에.. 무엇이 있고, 무엇을 챙겨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순서로 가야 하는지도..
알야야만.. 진행이 제대로 된다.
이 모든 것이.. 인생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2. 미래 상황에 대한 예측(이해)의 중요성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그렇게나 레벨 노가다를 해서 40 언저리의 고렙을 갖추고도 실패하고 말았다.
여정에서 어렵게 구한 세계수의 잎사귀나 세계수의 수액, 성수를 전혀 챙기지 못했기에 벌어진 불상사다.
당연히..
최종보스가 얼마나 강력하고 힘들지를 예상하지 못한 탓이었다.
즉.. 인생에서도.. 갑자기 닥쳐올 수 있는 불행이 어떠할지, 어떤 것인지, 어떤 규모의 타격이 있을지를 미리 예상하거나 간접으로 체험하여 대략이라도 감을 잡고 있어야만.. 그에 대한 대비가 가능할 것이다.
함께 살던 가족 중, 구성원들의 갑작스런 사별, 교통사고, 암과 같은 중증 질환, 강력범죄 등등..
.. 단순히 광고에서 말하는 '보험'을 잔뜩 들어놓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그것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성장, 성숙과 안정감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
3.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보이는(그럴듯한) 함정을 경계할 필요성
아주 강력해 보이던 최종 갑옷류인 '빛의 드레스'는.. 아군의 긍정적인 마법도 차단해 버려서..
도리어.. 정말.. 고구마 중의 고구마였다. 결국, 결전 용사 4명 중의 1명이 거의.. 훼방꾼이 된 셈이라서, 마법과 마나를 모두 소진시키고.. 전체가 공멸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우리에게 아주 도움이 되는 것처럼.. 일면 그리 보이는 것들을 경계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나친 스펙 쌓기.. 전혀 쓸 일이 없는.. 자격증 모으기..
읽지도 않을 책을 잔뜩 사 모으는 것..
내게 전혀 의미가 없는 인간관계를 부풀리고 유지하는 것..
일면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듯하지만.. 그 자체가.. 자신에게 시간,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인 에너지를 지나치게 낭비하게 만든다거나, 방해해서.. 짐짝, 걸림돌이 된다.
..
빛의 드레스를 없애고, 조금 부족한 갑옷을 장비시키고..
이전에 스토리 진행상 구했던 준비물들을 챙겼더니..
(딜러들도 보스몹이 방어력 상승 마법으로 물리내성이 생기는 것에 대비해서 도구로 (마법을) 쓸 수 있는 무기류를 소지시키고..)
2차 시도에선 도구를 쓸 것도 없이.. 너무 허무할 정도로 쉽게 끝나버렸다.
..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
딱 필요한 것(그리고 소중한 사람들)만 챙기면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미래에 가능한 상황을 알아야 한다... 고전소설이나 명작 영화처럼 인간의 삶을 다룬 작품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
..
4. 돌아갈 곳, 가정의 중요성
마지막 엔딩 영상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천공의 성에서 살 수 있는 자격을 얻었지만, 친구들과 지상에서 살아가기로 한 영웅..
하지만, 영웅의 친구들은 모두 돌아갈 곳이 있다.
충성스런 병사는 왕국으로, 무녀들은 극장으로, 장사꾼은 아들과 아내 곁으로, 공주와 가신들은 왕성으로..
..
하지만, 고향이 불타버린 영웅은.. 홀로 폐허로 돌아와서.. 장탄식을 뱉는다..
..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감사하게 된다.
그 외에도..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경제적인 여유가 얼마나 영웅의 행보를 편하고 안전하게 만드는지를 절실히 체험했다.
톨네코를 통해서 장사를 하는 경험도 해보고, 돈을 벌 수 있을 때, 충분히 벌어야 한다는 등의 교훈도.. 뼈저리게 이해했다.
참으로 즐겁고 유익한 모험이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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