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를 만났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 일기장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책 초반에 나오는, 군대 수첩 이야기는.. 내 이야기였다.
그는 나보다 사회성이 있고 수완이 좋아서, 5권의 수첩을 가졌고,
나는 1권의 수첩과, 낙서같은 종이조각들을 남겼다.
..
찾아보니.. 정지우님은.. 이미 많은 책을 써내셨다..
조금 사소해보이는.. 그러한 생각과 태도, 행동의 차이가..
지금 그와 나의
..
커다란 격차를 만들었나 보다...
물론.. 내 일기장의. 좀 오래전 이야기를 보는 듯한 부분도 있고,
내 최근 일기장을 보는 듯한 부분도 있다..
..그리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는 나는..
참으로 유치하다..
이 책은 2019년도에 나왔다..
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 :쓰는 사람 정지우가 가득 채운 나날들 -정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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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게 매일같이 전전긍긍하는 '생활'뿐이라면, 겨우 반복하듯 쌓고 해소하며 살아가는 게 고작이라면 그 삶이 단순히 소소하다기보다는 왜소하고 밖에.없다.... 그래서 무엇이 되었든 거대한 것과의 연결점을 잃지 않는 건 중요하다. 그게 세계지성, 오랜문명의 역사, 우주의 신비, 넓은 세상, 광대한 기억, 신의 사랑 이든지.. 그 거대한 감각이 남아있도록 마음을 기울여라..
완벽주의였던 성격이 아내를 만나서 좀더 대충 사는 법을 알게 된다. 그녀가 해주는 "괜찮아"라는 말..
완벽하기에 행복하거나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불완전함 속에서 그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기에 한 줌의 행복이 허락된다. .....완벽에 대한 이런 저런 관념, 기준들은.. 단지 '강박'일 뿐.. 당신과 나를 묶어주지도, 삶 속에 안착하지 못하게 한다.
불행은 어떤 측면의 통찰력을 준다. 허무, 불안, 슬픔을 통해 삶의 본질을 엿보게 하고, 인생의 남다른 측면을 드러나게 한다. 반대로 불행은 그 통찰력만큼 삶을 앗아간다... 삶을 갉아먹는 통찰력이라면 굳이 가지지 않는 것이 낫다.. 통찰력보다는 삶의 우월성을 지켜내는 게 좋다...
==> 저자가 말하는 통찰력이 통찰력이 아니라는 거... 통찰력은.. 더 깊고, 본질에 닿아야 한다.. 피상만 보고.. .. 그렇게 본 것을 통찰력이라 말하는 것은.. 잘못인 듯.... 하지만.. 뭘 말하는지 의도는 십분 이해한다.. 표현이나 용어의 선택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 하다. 멋진 말이라고.. 꼭 옳은 말은 아니다.
타인의 불행에서 위안을 얻지 않도록 바란다.. 굳이 내 삶의 재료가 필요하다면, 그들의 행복을 얻는 법, 행복을 느끼는 기술이 좋다. ...
==> 요즘 유튜브에.. 이웃중국의 MZ세대의 문제, 결혼 문제, 부실건물 등... 타인의 불행을 이슈로 만드는 동영상들이 넘쳐난다(인기가 있기 때문이겠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앞으론 그런 동영상을 보면서.. 자위하지 않기로 맘 먹었다. 그들이 불행하다고,.. 그걸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고, 내 처지가 나아지는 것은 조금도 없는데..
도리어.. 사람을 부정적으로 만든다..... 없는 것에 더 집중해서.. 불행해하고, 권태로워하고, 굶주려하고.. 욕구불만 상태가 되게 만든다..고 하니...
..
표현이 길게 늘어지는, 문장이 길어서 좋지 않은 글 같지만..
생각보다.. 술술 잘 읽힌다. (팟케스트 대본인가??)
그닥.. 확신이 없는듯, 평범한 어조로 .. 나직히 읖조리는 듯한.. 이야기..
하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그리고.. 그의 말이 공감을 얻고 있다는 사실에서..
나또한..확인을 받는 느낌이다.
소소하게..행복하게 만드는
좋은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