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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독재

by 도움이 되는 자기 2026.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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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도 울고 갈 '신개념 독재'

전두환 군사 독재 시절에도 경찰청장, 검찰총장을 청와대 국무회의에 앉혀놓고 공개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촌극은 벌어지지 않았다. 총칼로 권력을 잡았던 그 무소불위의 독재자들조차 '사법부의 독립성'이라는 최소한의 가면은 쓰고 통치했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간판으로 내건 이 정부는 그 거추장스러운 가면마저 귀찮다며 훌렁 벗어던졌다. 보수 정권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을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밀어붙이는 대담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이재명에게는 검찰이 헌법이 보장하는 '준사법기관'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말 한마디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행정부 산하의 '흥신소'이자, 말단 '청(廳)'일 뿐인 것인가?. 경찰청장과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장관들 사이에 앉혀놓고 업무 지시를 내리겠다는 발상은, 축구 경기 심판에게 우리 팀 유니폼을 입히고 작전 회의에 참석시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은 운동장이 기울어진 수준이 아니라, 아예 경기 규칙을 대통령 맘대로 다시 쓰겠다는 위험한 선언이다.

가장 역겨운 지점은 이들의 지독한 기억상실증이다. 과거 보수 정권 시절, 민정수석이 검찰총장과 전화 통화 한 통만 해도 "수사 외압이다", "검찰 중립 훼손이다"라며 거품을 물고 탄핵을 외치던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범죄적 '외압'이고, 청와대 회의실에 불러다 앉혀놓고 눈을 맞추며 내리는 지시는 민주적 '소통'인가? 이건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하다. 자신들이 하는 모든 행위는 선(善)이라는, 종교적 수준의 오만이 깔려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이중잣대다.

직무대행 꼬리표를 달고 오라고 하니 쪼르르 달려간 검찰 수뇌부의 처신 또한 비참하기 짝이 없다. 조직의 독립성과 수사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기는커녕, 권력의 식탁 끝자리에 앉아 떨어지는 콩고물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수사 기밀과 보안을 생명으로 여겨야 할 검찰 수장이 행정 부처 장관들과 섞여서 대체 무슨 생산적인 논의를 하겠다는 건가.

오는 10월 간판을 바꿔 달 '공소청'의 미래도 불 보듯 뻔하다. 이름만 바뀔 뿐, 청와대의 하청업체로 전락해 대통령의 기분에 따라 기소장을 찍어내는 '인쇄소'가 될 것이 자명하다. 독재자는 법을 짓밟지만, 위선자는 법을 자신의 도구로 녹여버린다. 전두환도 안 하던 짓을 서슴없이 자행하는 이 정부 덕분에, 대한민국 검찰청은 이제 서초동이 아니라 청와대 별관으로 주소지를 옮겨야 할 판이다.

대체 나라를 어디까지 망가뜨려 놓을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