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바랜 나의 좌우명처럼..
어느 순간..
나는.. 다시 초심을 잃고 있었다.
..
이른 아침에 오죠사마께서 어딜 가신다.
..
전날 이리 저리 예민해 계셔서..
도와주려해도 ..별로 좋은 소릴 못듣는다.
밤 늦은.. 아니.. 자정.. 나는 생각했다.
알람을 맞춰 말어..
아냐..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겠지.. 그녀의 출발시간이..내가 보통 일어나기 17분 전이다.
..
.
.
.
못 일어났다.
일어나니..
고요하고..
정돈되어 있고..
.
그리고..
그녀도 없었다. (아마도 17분 전에 떠났으리라..)
그리고..
나는
'아차'했다.
그리고 밀려드는 자괴감..
자기 전에 알람을 맞춘다고 .. 하다고.. 그냥 어영부영하다가 자고 말았다.
..
나의 허접한.. 능력을 과신한 것인지..
어설프게.. 나를 평가했던 거다. 아니.. 과대평가했던 거다.
나의 생각,... 내면의 목소리를 믿어선 안되었는데..
그냥 해야할 일을 그냥 해야만 했는데..
.
.
오죠사마는 그 와중에 아이들 밥도 챙기고 메모도 남겨놓았다.
그 메모를 보면서..
그리고..아직 컴컴한 밖을 보면서..
내려가는 계단,
무거운 가방..
..
그녀가 느꼈을 .. 감정이 ..
나를 괴롭혔다.
.
전화도 받지 않고, 메모를 남겼는데..
답장이 없다.
이제는 자의식을 좀 내려놓고, 자기중심성에서 좀 벗어났는지..
..
'이동 중이라서, 여럿이랑 같이 움직이니, 답변하기가 곤란하리라.'고 그냥 생각하고
덤덤하게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뭔가 ..자책이 들어서 괴롭다.
저 바랜 나의 좌우명처럼..
어느 순간..
나는.. 다시 초심을 잃고 있었다.
..
무엇이 더 중요하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
그때부터 일어나 앉아서..
..또 .. 맘이 괴롭고 뒤숭숭하니.. 컴을 켜고.. 겜을 잠깐 하다가..
끄고 일어난다.
..
곰지를 꺠워야 했다.
..
근데.. 오늘 학교는 가는건가? 학원은 언제가지??
..
약속시간보다 더 재워야 할까?..
..
그렇게 혼자 방황하다가.. 좀 늦은 시간에 깨우러 갔다.
..
.
.
그렇게 하루가 꼬여버렸다.
가화만사성..
사소한.. 이런 마찰, 불만과 미안함과 불안.. 불편..
..
공항에 도착한 오죠사마가
전화를 주었다.
아이들을 챙기는 이야기..
못 챙겨서, 배웅 못나가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했다.
..
결국 해주는 것 없이 말로만 때우는 나..
.
오늘 아침 일찍..
아무도 모를..
나만의 많은 사정이 생겼다.
교훈)
자아, 허술한 나를 믿지 말고, 생각난 것, 해야할 것을 그떄 바로 실행하자.
내게 소중한 사람을 더 배려하자. 호미로 막을 껄, 가래로 막지 말자.
가화만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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